어제의 비는 그쳤지만 나의 마음은 여전히 어둡고 흐리고 비가 내린다. 아보카도 씨앗에서 싹이 텄지만 아열대 식물이 한국의 추운 겨울을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 되며 차가운 어둠의 시대를 살고 있는 나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화분에 옮겨 두었다. 새로운, 한국에선 꽤나 까다로운 반려식물이 생긴 것이다.
개이스라엘, 개일본, 개미국 사이에서 내란정권이 부너지며 탄생하여 기대했던 한국의 정치도 수준이 너무 떨어지고 엉망이다. 팔레스타인에선 학살전쟁이 계속되고 한국처럼 무능한 대통령을 둔 프랑스는 파리를 중심으로 100만여명의 시위대가 경찰의 최루가스와 물대포에 맞서며 불꽃놀이겸 시위로 밤을 불태우고 있다.
마당엔 허브꽃도 지고 장미, 백합, 부추꽃, 백일홍나무꽃 모두 지고 이제 며칠뒤 내가 제주에서 돌아올 무렵이면 물위에 떠있는 아직은 파릇한 부레옥잠마저도 추위의 시련을 맞으며 시들어갈 것이다. 며칠뒤 아침기온이 2도로 예보되어있다. 꽃피고 잎이 무성했던 즐거운 여름은 가고 춥고 시들어 낙엽지고 황량한 겨울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이다. 꽃들, 나의 마음, 무너진 국제법과 무너진 인륜의 암흑기를 살아가는 인류 모두 비슷비슷한 상황에 있는 것이다.
나는 웃통을 벗었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쌀쌀하길래 장작을 지폈더니 실내온도가 30도를 넘어버렸기 때문이다. 장작이 타고있는 난로는 중간에 불을 끄지도 못한다. 100년쯤자란 무지 단단한 나무를 얼마전 도끼로 정말 100번쯤 찍어서 겨우겨우 쪼개서 장작으로 만들어 오늘 아침 난로에 넣었는데 장작 두개가 지금 4시간째 아직도 타면서 실내온도를 30도 이상으로 올리고 있다. 기후변화와 비슷하다. 추위가 다가오면 실내온도가 조절에 실패해 더 뜨거워지고 온난화가 진행되면 지구도 겨울철 온도조절에 실패해서 잦은 한파와 극한추위를 몰고 오고는 하는 것이다. 나는 오늘 아침 지난봄에 이어 처음으로 드디어 긴팔로 갈아입었다가 다시 반팔을 입었다가 이윽고 웃옷을 벗는 등 오락가락 하고 있다. 몸과 마음 모두 어지럽고 안정이 되지 않는 것이다.
점심먹고와서 다시씀
이어서
그 사이 바다를 건너왔다. 나는 오두막 건물주, 차주에서 집도 차도 없는 여행객으로 변화했다. 배낭에 필요하다 싶은것들을 급하게 넣은뒤 차를 150정도로 몰아 비행기출발 35분전에 공항에 도착해서 빈자리를 찾느라 3분을 쓰고 2분동안 공항안으로 뛰어들어가서 30분전에 수속을 밟았다(수속 마감시간 : 출발 30분전) 이미 수속밟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거의 그대로 통과하다시피 했다. 아직 한국에런 많이 떨어져있긴하지만 태풍 '참피'의 영향인지 기류(터뷸런스)가 있어서 살짝살찍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무사히 착륙하고 낯선 시내로 와서 밥을 먹고 숙소를 검색해 들어왔다. 아까 처음 글을 적을때보다 사실 더 불안정한 방랑의 집시, 유목민같은 신세가 되었지만 마음은 오히려 한결 가벼워지고 어둠속에서 가느다란 한줄기 빛이 보이는듯 하다.
슬롯와 인류의 미래는 추운 빙하기, 어두운 암흑기로 가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생활엔 여전히 얼마간의 활기와 희망이 있을 것이다. 나, 너, 우리가 살아있는 한. 나에게 인사 건네는 천사같은 착한 분들이 있는 한. 착한 사람들이 있는 한. 어둠과 추위와 비는 어쩔수 없이 내리겠지만 그걸 이겨내는 밝음 따뜻함 불빛도 가끔씩이나마 있을때도 있을 것이다. 이만 적는다. 끝
-you are the light in my he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