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일회, 회사에는 진심으로 사람이 있다.

회사생활 속에 사람들이 있다. 그 속에서 나도 존재한다.

byWOODYK
태양과 보조를 맞추며 유연하고 활기차게 생각하는 사람에게 하루는 늘 아침과 같다. 시계가 어디를 가리키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사람의 태도와 노동이 중요한 게 아니다. 내가 깨어났을 때, 내 안에 새벽이 있을 때가 곧 아침이다. <매일 읽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 중>



마케팅부서에서 크리스마스 츄리를 준비하겠다고 합니다. 벌써 한 해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회사의 은행나무는 노란색으로 변했고 이미 은행은 땅에 떨어져 있습니다.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모르고 한 해를 보내고 있는 듯합니다.


주변을 보면 시간이 지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만 내부적으로만 일에 집중하다 보면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놓치게 되기도 합니다. 세상에는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회사생활도 언젠가는 마무리를 해야 할 때가 옵니다. 유한한 회사생활은 누구에게다 해당됩니다. 그럼 이런 유한한 회사생활동안 시간이 흘러가며 우리가 남겨야 할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 봅니다.


새 업무를 맡은 지 1년이 지났습니다. 낯선 직원들과 낯선 문화 속에서 어색함을 안고 시작했지만, 어느새 새로운 환경에 적응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짧은 시간일 수 있어도, 그 1년에는 수없이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취임하던 날은 폭우로 사업장이 빗물에 잠겼고, 인사를 나눌 겨를도 없이 물 피해를 막으려 뛰어다니는 직원들을 그저 바라보아야 했습니다. 새 브랜드로 변경하기 위해 밤낮없이 직원들과 논의하고 협의하던 시간이 있었고, 업무 프로세스를 파악하려고 면담하며 서로를 알아가던 시간도 있었습니다.


팀장들과 회의하며 회사의 문제점과 인력 교체를 고민하던 시간, 눈이 오면 함께 눈을 치우던 시간, 화재 위험 앞에서 소화기를 들고 같이 뛰던 시간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회사를 맡아 모든 직원과 업무 이야기를 나누던 수많은 시간이 있었습니다. 이 모든 시간이 모여 1년이 되었습니다.


돌아보면 많은 일과 사건이 있었지만, 그 1년은 직원들과 하루하루를 함께 만들어 왔기에 가능했습니다.

온라인 게임생활을 하면서 저는 늘 이런 생각을 해 왔습니다. 언제라도 떠날 수 있다는 생각, 같이 일하는 동료들과 헤어질 날이 오늘 일지 내일 일지 알 수 없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하루하루 동료들을 진심으로 대하고 싶습니다. 언제든 이 자리를 떠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늘 하루도, 함께 일하는 동료도 귀할 수밖에 없습니다. 일을 만들어 가는 과정마다 동료들과의 추억이 쌓이기 때문입니다.


훗날 이곳을 떠날 때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이 적도록, 오늘 하루를 소중히 보내야 합니다. 평생 단 한 번뿐인 만남이라는 뜻의 '일기일회(一期一會)'라는 말이 회사의 이야기에도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올바르고 성실한 후배들을 보면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밀려옵니다. 대단한 것을 해주기보다 말 한마디라도 따뜻하게 건네고 싶습니다. 우리는 모두 같은 곳에서 온라인 게임인으로 살아가고, 아마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 회사일 것입니다. 그 시간이 후배들에게도 보람되고 의미 있기를 바랍니다.


일하며 성장하고 일의 의미를 찾기를 바라는 선배의 마음으로 가끔 말을 걸기도 합니다. 매 분기 직원들과 소통하고, 필요할 때마다 부서별 간담회도 엽니다. 무슨 이야기를 해줄지 고민하지만, 그보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더 노력합니다.


각자 생각도 처한 환경도 다르니 같은 메시지도 다르게 느껴질 것입니다. 그래도 제가 바라는 것은 한결같습니다. 회사에 다니는 동안 진심으로 성장해서, 회사의 크기보다 자신의 크기가 더 커지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회사보다 커졌을 때는 이곳을 떠나 더 큰 무대에서 활약하기를 응원합니다.


회사는 늘 변화무쌍합니다. 경기 상황에 따라 냉정해지기도, 따뜻해지기도 합니다. 상황이 좋지 않으면 직원을 효율성으로 따지기 시작하고, 이를 극복하려고 여러 방법으로 비용을 줄입니다. 회사와 직원들은 자연스레 위축되고 찬 바람이 붑니다. 어려운 결단을 내려야 하고, 그 속에서 희생도 따릅니다.


반대로 실적이 좋을 때는 따뜻한 바람이 불고, 직원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갑니다. 자본주의의 상징인 기업은 이런 원리로 움직이며, 이를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좋은 시절에 만난 동료들은 웃으며 회사에 다니고, 어려운 시기에 만난 동료들은 움츠러든 채 다니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후배들에게는 회사의 냉정함도, 따뜻함도 함께 이야기해 주고 싶습니다. 회사에는 양면이 있어서 미소가 한순간에 냉정함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드라마 〈미생〉의 대사처럼 "회사가 전쟁터라고? 밖은 지옥이다."라는 말이 있을 만큼 회사는 차가운 곳이고, 바깥은 더 녹록지 않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회사에 있는 동안만큼은 진심을 전하고 싶고, 후배들이 스스로의 방식으로 노력하며 배워가기를 바랍니다.



온라인 게임생활은 각자가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삶을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느냐와 다르지 않습니다.


하루하루가 마지막일 수 있다는 마음으로 사람과 일을 대하면, 스스로 성장하고 좋은 사람들도 얻게 됩니다. 돌이켜보면 회사생활의 중요한 고비마다 이상하게도 좋은 선배와 후배들이 나타났습니다. 저를 인정해 주고 도와주고 지원해 준 선배와 후배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회사원인 제가 존재합니다. 사람 때문에 아플 수도 있지만, 사람 때문에 행복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회사생활의 정공법은 진심으로 일하고, 진심으로 성실하게 다가가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사람을 진심으로 대하면 따뜻하고 좋은 사람들이 우리 곁으로 들어옵니다.


회사라는 건조한 땅에 씨앗을 뿌리고 온기를 지켜낸 것도 결국 사람입니다. 열심히, 성실하게 자신의 역할을 해내는 직원들을 진심으로 대하는 것이 저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도 직원들과 일하며 작은 추억들을 남기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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