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 아빠 양원주입니다.
제가 그동안 쌓아왔던 요리의 범위는 생존을 위한 한 끼 식사에 국한되어 있었습니다. 그 정도 하기에도 벅찼죠. 그러던 어느 날 친구와 만나서 점심을 먹고 차를 마시러 갔을 때 생각지도 못한 디저트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름은 바로 바나나브륄레입니다.
브륄레(brûlée)는 프랑스어로 '불에 탄', '그을린'이라는 뜻입니다. 차가운 커스터드 크림 위에 설탕을 뿌리고 토치로 표면을 순간적으로 가열해 바삭한 캐러멜 막을 입히는 크렘 브륄레가 프랑스의 대표 디저트죠. 바나나브륄레는 이 방식을 바나나에 적용한 디저트입니다.
사실 저는 원숭이띠인데도 바나나를 좋아하지 않는데 이 바나나브륄레는 기가 막힌 맛이더군요.
그래서 집에서 한 번 도전해 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제 생애 첫 번째 디저트 도전작이었습니다. 재료는 간단해 보였지만 중요한 도구가 하나 필요했습니다. 바로 토치였죠. 불을 무서워하는 마흔다섯 살이라 토치는 물론 부탄가스를 집에 들이는 일은 꽤 큰 결심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금세 그때의 맛을 떠올린 뒤 마음을 다잡고 바나나를 반으로 잘라 접시에 올렸습니다. 그러고는 설탕을 아낌없이 붓고 거기에 시나몬 가루도 적당히 뿌렸죠.
그다음에는 밖으로 나갔습니다. 겁 많은 제가 처음 써보는 토치를 집 안에서 쓸 리 없었죠. 그래서 접시를 들고 밖으로 나가 바나나를 향해 토치를 쏘기 시작했습니다. 막상 해보니 크게 위험하거나 어렵지는 않더군요. 오히려 엉뚱한 데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사진에서 보이듯 제가 집중하면 입이 이런 모양이 되는 줄 처음 알았거든요. 정말 못생기게 나왔지만 저 사진이 그나마 잘 나와서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금세 제 실수를 깨달았습니다. 시나몬 가루가 새까맣게 탄 걸 보고, 시나몬은 토치질 뒤에 올려야 한다는 걸 알았죠. 그래도 제법 모양은 나고 냄새도 그럴싸해지는 듯했습니다. 다음 단계로 접시째 냉동실에 넣어 얼렸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마지막 토핑도 준비했죠. 견과류를 잘게 부숴 얼린 바나나브륄레 위에 얹으니 정말 그럴싸한 형태가 만들어졌습니다. 먹어본 가족들이 맛도 그리 나쁘지 않다고 하더군요. 제 인생 첫 디저트는 이렇게 완성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반응에 신이 나 짧은 기간 안에 세 번이나 만들어 주니 다시 인기가 시들해지더군요. 결국 새로운 메뉴를 찾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주로 식사 메뉴만 만들던 제 요리 목록에 디저트 하나를 추가했으니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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