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 아빠 양원주입니다.
공교롭게 국군의 날이었던 10월 1일, 그룹 위너의 송민호 씨가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는 건강상의 문제로 보충역 판정을 받아 슬롯복무요원(공익근무요원)으로 일하며 의무 출근일 약 430일 중 102일을 무단결근했기 때문입니다. 집행유예는 유죄를 인정하되 정해진 기간(여기서는 2년) 동안 다른 범죄를 저지르지 않으면 형을 집행하지 않는 제도입니다.
재판부는 병역은 국가 존립을 위한 의무이고 슬롯복무요원도 예외가 아니라며 바카라임이 가볍지 않다고 했습니다. 다만 2017년 무렵부터 정신과 진료를 받는 등 건강이 좋지 않았던 점, 혐의를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을 참작했죠. 검찰이 구형한 징역 1년 6개월보다도 낮은 형입니다. 함께 기소된 복무 관리자는 결근을 알고도 정상 출근한 듯 처리한 공범으로 인정돼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 판결을 보며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저도 크게 다르지 않죠. 무엇보다 같은 병역 의무자의 근무지 이탈을 현역병과 슬롯복무요원에게 서로 다른 법으로 처벌하는 점에 불만이 큽니다.
근무지 이탈의 경우 군인은 군형법, 슬롯복무요원은 병역법을 적용받습니다.
현역병은 허가 없이 근무지를 잠시 벗어나도 군형법 제79조 무단이탈로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군무를 피할 목적이거나 오래 복귀하지 않으면 제30조 군무이탈죄가 되어 평시에도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고 벌금형은 없습니다. 올해 4월 인천지법은 군무이탈과 사기 혐의로 기소된 23세 장병에게 징역 8개월의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법정형 하한이 1년이어도 법원이 사정을 참작해 형을 줄이면 이보다 낮은 형이 나올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사건에서 실제로 형을 줄였는지, 줄였다면 이유가 무엇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반면 슬롯복무요원은 7일 이하 이탈이면 형사처벌 없이 이탈 일수의 5배를 연장 복무하고, 8일 이상이 되어야 3년 이하의 징역형 대상이 됩니다. 현역병은 하루만 비워도 처벌받을 수 있는데 슬롯복무요원은 일주일까지 이탈해도 형사처벌이 없습니다. 장기 이탈은 현역병이 징역 1년 이상 10년 이하, 슬롯복무요원은 징역 3년 이하입니다. 슬롯복무요원은 하한이 따로 없어 몇 달 형도 가능합니다.
재판부는 슬롯복무요원도 병역의 의무에서 예외가 아니라고 했지만 처벌에서는 법이 예외를 두고 있습니다. 같은 국방의 의무를 지는 청년인데 어디서 복무하느냐에 따라 처벌이 이렇게 달라집니다. 현역으로 군대를 다녀온 사람들을 비롯해 많은 사람이 그 이유를 납득하기 어려워합니다.
이 사건에 앞서 병역 문제로 재판받은 연예인들은 어땠을까요?
2004년 병역비리 때는 구속된 프로야구 선수들과 개그맨 신승환 씨가 징역 8~10개월의 실형을 받았습니다. 이후 MC몽 씨는 입대를 부당하게 미룬 죄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받았습니다. 허위 뇌전증으로 병역을 피하려던 라비 씨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항소심에서도 유지됐습니다. 우울증을 꾸며 조기 소집해제를 시도한 나플라 씨는 1심 실형이 항소심에서 징역 1년 2개월 집행유예 2년으로 바뀌어 확정됐습니다. 송승헌, 장혁 씨는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을 피하고 재검을 거쳐 현역으로 입대했고, 싸이 씨는 병역특례 부실 근무로 2007년 현역으로 다시 입대했습니다.
이 사례들만 보면 20년 전에는 실형이던 병역 위반이 지금은 집행유예로 이어지는 흐름입니다.
현재 병무청은 판결이 확정되면 복무이탈 일수만큼 재복무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직 1심이라 확정은 아니지만 재복무 기간은 검찰이 특정한 102일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은 여론이 들끓어도 결국 시간이 지나면 많은 사람이 이번 사건을 잊겠죠. 앞선 연예인들의 사례가 그랬으니까요.
병역 논란은 연예계만의 일이 아닙니다. 이번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의 금메달에도 병역 혜택 논란이 따라붙었습니다. 그만큼 병역의 의무는 우리 슬롯에서 가장 민감하고 갈등이 큰 문제죠. 상대적 박탈감이라는 표현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일이기도 합니다. 연예인들을 비롯한 슬롯복무요원들이 소탐대실(작은 이익을 탐하다 큰 것을 잃음)이라는 말을 새겨 이런 일이 다시는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거기에 더 중요한 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같은 문제가 계속 생긴다는 점은 제도에 허점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처벌이 약하니 부실하게 근무해도 된다는 마음을 만들어준다는 점입니다. 현역병과 슬롯복무요원의 처벌 격차부터 대대적으로 손봤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넓은 범위에서 모두 병역의 의무를 수행하는 이 나라의 피 같은 청춘들이니까요.
아들을 군대 보낼 생각을 하니 벌써 걱정부터 앞서는 아빠의 한탄 섞인 푸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