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가정에서 많이 쓰는 물품 중 하나가 바로 슬리퍼입니다.
화장실에서도 쓰고 베란다에서도 쓰고 집 밖에 잠시 외출할 때도 쓰기에 꽤 유용한 물건이죠. 저희 집에서는 집에서 쓰는 슬리퍼가 총 네 켤레입니다. 그러던 중 문제를 하나 발견하고 말았죠.
그건 바로 바닥에 생긴 곰팡이였습니다.
욕실 슬리퍼는 곰팡이가 자라기 딱 좋은 물건이더군요. 늘 축축하고 따뜻한 데다, 발 각질과 비누 찌꺼기라는 먹이까지 많거든요. 바닥 돌기 사이나 스펀지 속처럼 물기가 안 빠지는 곳이 특히 심합니다.
욕실에서 생기는 곰팡이는 크게 세 종류입니다.
첫째는 거뭇거뭇한 검은 곰팡이(클라도스포리움, 알테르나리아 등)로, 실리콘이나 타일 줄눈에 피는 그 점입니다.
둘째는 푸르거나 누런 곰팡이(누룩곰팡이, 페니실리움)로, 포자가 공기 중에 잘 날립니다.
셋째가 슬리퍼에서 제일 문제인 무좀균과 칸디다입니다. 참고로 분홍빛 물때는 곰팡이가 아니라 세라티아라는 세균입니다.
문제는 곰팡이 포자를 들이마시면 비염이나 기침, 천식이 심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무엇보다 슬리퍼는 맨발로 신다 보니 무좀균이 발가락이나 발톱으로 옮아 무좀을 일으키기 쉽고, 온 가족이 돌려 신으면 식구끼리 무좀이 옮는 통로가 되기도 합니다.
곰팡이 낀 슬리퍼는 냄새가 배고 미끌거려 넘어질 위험도 있고요.
아무튼 장모님께서 우연히 슬리퍼 하나의 바닥을 보시고는 기함을 하시며 당장 갖다버리고 새로 사라고 하시더군요. 지난번에도 말씀드렸지만 가정 과목 선생님이셨던지라 살림에 대해서도 조예가 깊으십니다. 잔소리를 자주 하시지는 않지만 한 번 마음먹고 하시면 무시할 수가 없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바닥을 확인한 저는 움찔했죠. 하지만 모든 슬리퍼를 버리기에는 돈은 둘째치고 엄청난 쓰레기가 될 듯해서 먼저 세척부터 해보기로 했습니다.
방법을 찾아보니 그렇게 복잡하지는 않았습니다.
비닐봉지에 미지근한 물과 락스(또는 주방세제+베이킹소다)를 섞어 넣습니다. 슬리퍼를 푹 담근 뒤 봉지를 묶어 20~30분간 방치합니다. 남은 때를 솔로 가볍게 문질러 헹군 후,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완전히 말려주면 박박 문지르지 않아도 깔끔하게 소독·세척된다고 하더군요.
슬리퍼가 많았기에 일일이 비닐봉지를 쓰자니 너무 번거로웠습니다. 고민을 하다가 '에라 모르겠다' 하며 뜨거운 물을 받아 베이킹소다와 세제를 녹여놓은 욕조에 그냥 다 쏟아부었습니다.
그러고서는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난 뒤부터 하나씩 쥐고 쭈그린 자세로 칫솔을 든 채 세척을 시작했습니다. 이제 허리가 예전 같지 않은 나이인지라 쭈그리고 하려니 힘들더군요. 장모님께서는 제 이런 모습을 보시며 혀를 끌끌 차셨지만 웃으며 "이렇게 그냥 한 번 해보는 거죠"라고 말씀드리니 더 뭐라고 하시지는 않으셨습니다.
칫솔로 닦고 물로 씻어내니 욕조 바닥에 뭔가가 엄청 떨어지기는 했습니다. 속은 확실히 후련하더라고요. 이런 걸 신고 다녔다니 참 저도 헛똑똑이다 싶었습니다. 다만 한 켤레의 슬리퍼만은 열심히 심폐소생술을 해도 크게 나아지지가 않더군요. 결국 어쩔 수 없이 이별을 고하기로 했습니다.
이번에 슬리퍼를 한 번 씻어보니 평소에 위생에 대해서 너무 무심하지 않았나 하는 반성도 들었습니다.
알아보니 예방은 간단한 편이더라고요. 쓰고 나면 물기를 털어 세워서 말리고, 가끔 뜨거운 물이나 락스 희석액에 담가 소독하는 방법입니다. 스펀지 재질보다 구멍이 뚫려 빨리 마르는 재질을 쓰면 곰팡이가 훨씬 줄어든다는 사실을 배울 수 있었네요.
거기에 집안일은 역시 만들면 끝이 없다는 사실도 새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한 줄 요약 : 집안일!!! 룰은 없는 거야~~ 내가 만들어 가는 거야~ 난 할 수 있을 거야! 언제까지나~ 영원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