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탕수육, 청주 극동반점

by페르세우스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저는 어린 시절부터 맞벌이셨던 부모님의 영향으로 집 근처의 중국집에서 음식을 가끔 시켜 먹었습니다. 보통 오므라이스와 볶음밥만 시켜 먹었는데 꽤 오랜 시간이 지난 뒤 탕수육을 먹었을 때의 그 느낌은 정말 인상적이었죠.


어른이 된 후로 탕수육은 그리 접하기 힘든 음식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제 입을 행복하게 해 준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탕수육은 만나기 어려웠죠. 그러던 중 처가인 청주에 갔을 때 뜻하지 않게 입이 호강하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장모님께서 저를 데려가신 곳은 바로 극동반점이라는 곳이었습니다. 청주도청 근방에 있는 곳인데 주차를 하기에도 너무 불편해서 식당에 들어가기도 전에 구시렁구시렁 불만이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사실 섭섭한 마음이 들기도 했죠. 서울에서 큰사위가 왔는데 장모님께서 중국집을 데려가시겠다고 하셨으니까요.


중화요리를 폄훼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제가 평소 자주 즐기는 음식은 아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장모님의 주문도 이상했습니다. 탕수육만 대(大) 자로 하나만 시키시는 게 아니겠어요. 그때도 의아했습니다. 보통은 다른 식사류와 주문을 하는데 말이죠. 그 의아함은 음식이 나오고 입에 넣은 뒤에야 단번에 풀렸습니다.


장모님께 너무나도 깊은 뜻이 있었음을 깨달을 수 있었죠. 그야말로 제가 기다리고 찾던 맛이었습니다. 장모님께서 대학을 다니실 때도 있었던 집이라고 하시길래 찾아봤더니 60년 전통을 가진 대단한 곳이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이런 방식을 옛날 탕수육이라고 한다더군요. 튀김옷을 두툼하게 입혀 투박하게 튀겨낸 후 소스를 부어서 나오는(부먹) 방식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찍먹파들이 보시면 격노하실 수도 있지만 그래도 바삭함이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겉은 바삭하면서도 속은 부드럽고, 자극적이지 않고 은은한 소스의 맛 덕분에 고기와 채소의 맛을 잘 느낄 수 있죠.




개인적으로 살면서 100군데 넘는 곳의 탕수육을 먹어봤지만 지금까지 단연코 최고의 탕수육이 아닌가 싶습니다. 워낙 제가 좋아한다는 걸 아시기에 청주 처갓집에 가면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꼭 먹으러 갑니다. 아이들의 만족도도 매우 높죠.


그렇게 이곳 탕수육과 사랑에 빠진 지 어느새 10여 년은 된 듯합니다. 왜 진작 이 식당 글을 쓰지 않았냐고 물으실 수도 있는데 사실 그동안 음식이 나오면 먹기 바빠서 사진을 찍을 겨를이 없어서였습니다.




농담이기는 하지만 제가 지금껏 살았던 이유는 이 탕수육을 먹기 위해서였나..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제가 만약 무인도에 고립되어 한 가지 음식만 먹을 수 있다면 이 음식이



두 번째로 꼽히지 않겠나 싶습니다.

※ 죄송하지만 1위는 초밥입니다.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다 보니 또 먹고 싶어지네요. 생성형 AI에게 서울에도 이런 옛날 탕수육을 하는 집이 있느냐는 질문을 했는데 성북동과 혜화동을 비롯해 몇 군데 추천을 해주더군요. 제가 사랑하는 이 탕수육을 먹으러 청주까지 가기에는 너무 어려우니 이렇게라도 비슷한 집을 찾아가 보기로 했습니다.


그 후기는 기회가 닿는 대로 곧 올려드릴게요.


그래도 제 마음속의 최고의 탕수육 집은 청주의 극동반점이 아닐까 싶네요. 이 글을 읽으시는 누군가는 이곳을 가보셨으면 하는 바람에 글을 마무리해 봅니다.


한 줄 요약 : 정말 맛있는 곳입니다. 광고 아니고 장모님 돈, 장모님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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