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다들 그러시겠지만 요즘 저는 시간이 너무 빨리 간다고 느낍니다. 3~4월은 학교 행사부터 많은 일정들이 있기도 했지만 지금 꾸준히 하고 있는 일에 더 무언가를 늘려서 그런 모양입니다. 퇴직연금(DC)을 본격적으로 운용하게 되면서 재테크에 대해 조금 더 신경을 쓰기 시작했고 일본어 공부도 부지런히 하는 중입니다. 원래 하던 글쓰기와 댓글, 대댓글 활동은 물론 일기에 아이들을 챙기는 부분까지 하면 요즘 부쩍 시간이 빠듯해졌음을 새삼 느끼게 되죠.
하지만 할 일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부지런히 해야 하는 기본값이 있습니다. 바로 안 하면 금방 티가 나는 집안일이죠. 저희 집은 결혼을 시작하는 시점부터 맞벌이였기에 보통은 거의 절반씩 나눠서 합니다. 물론 각자의 할 일을 규칙처럼 미리 정해두지는 않습니다. 제가 야간근무나 주말근무로 출근할 때가 있고 아내도 피치 못할 저녁 일정이 생기기도 하니까 융통성 있게 하려는 편이죠.
시간의 여유가 부족해지니 집안일을 챙기지 못하다가 하루는 몰아서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요즘 하도 정신이 없으니 시간이 지나고 나서 "아, 그거 했어야 하는데.."라고 하며 뒷북을 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하루는 제가 해야 할 일들의 목록을 정리해봤습니다.
1. 아이들 실손보험 관련으로 다니던 병원에 가서 서류 발급하기
2. 수선집에 가서 바지 수선 맡기기
3. 오래된 이불 관리사무소에 수수료 내고 버리기
4. 설거지, 빨래 널고 개기
5. 주방에 하이라이트 근처의 묵은 찌꺼기 닦아내기
6. 가습기 청소해서 집어넣기
7. 흰옷 표백제에 넣어뒀다가 세탁하기
8. 옷장 서랍 옷정리
9. 세차하기
거기에 덤으로
10. 약국에 가서 약 타오기
11. 은행 가서 업무 보기
까지 하니 제법 많더군요.
갑자기 필 받아서 집안일을 미친 듯이 몰아서 하는 날, 바로 그날이었습니다.
목록만 보면 엄청 많은 듯해 보이지만 저 정도 되는 경력자(?)에게는 사실 대부분 손에 익어서 금방 할 수 있는 일들이기는 합니다.
여기에는 평소 자주 하는 장보기나 요리는 빠졌으니 어쩌면 수월한 날일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습기를 청소하는 일을 비롯해 주방 벽을 닦는 일은 제법 시간도 걸리고 힘들었습니다. 평소에 요리를 하면서 바로바로 닦으면 한결 수월할 텐데 말이죠. 미루면 이렇게 고생한다는 사실을 매번 같은 실수를 반복하면서 깨닫게 됩니다.
일을 마치고 나서는 개운한 기분은 들었지만 그날 야간근무를 하러 들어가서 그랬는지 육체적인 피로감은 제법 되더군요. 물론 저 혼자만 이렇게 하는 건 아닙니다. 아이들이 있을 때는 아이들에게도 많이 시키고 있습니다. 고등학교에 가기 전에는 열심히 배우도록 하는 중이죠.
이렇게 십수 년 동안 집안에서 정말 다양하게 하다 보니 집안일은 기본값만 하더라도 쉽지 않은 일임을 깨닫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가사활동을 매우 쉽게 생각하는 경우를 간혹 볼 때면 그리 기분이 좋지는 않습니다. 물론 요즘은 가사노동에 대한 가치를 평가해주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아직까지 인식이 완전히 나아지지는 않았으니까요.
거기에다가 가사노동에도 분명한 어려움이 있습니다.
슬롯적 관계의 단절에 대한 문제도 있고,
경제적인 독립이 쉽지 않으며,
일과 쉬는 시간의 경계도 모호할뿐더러,
반복적인 노동으로 성취감을 얻기도 어렵습니다.
그런데 제게 만약 지금 시점에서 둘 중 어느 쪽이 더 스트레스를 받느냐고 물으신다면 답은 좀 달라집니다.
그럼에도 가사노동을 하는 편이 조금은 더 낫다고 말이죠.
가장 큰 이유는 회사처럼 출퇴근으로 인한 부담이나 인간관계로 받는 스트레스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도 일 자체에 대한 어려움보다 인간관계로 스트레스를 받았던 기억이 많아서 그런 생각이 들었나 봅니다.
맞벌이를 하시지 않는 경우라면 이런 논쟁은 어느 집이나 아직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최근에 접한 이야기도 많았죠. 다행히 저희 집에서는 그런 갈등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이 감사한 일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끝없이 온라인 게임을 다닐 수도 없을 테고 집에만 계셨다고 평생 집안일만 한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인생은 백 살까지니까요. 자신의 상황만이 아닌 상대방의 입장도 좀 더 살펴주는 배려가 있다면 그런 갈등은 한결 줄어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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