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행복하게 살지 못했다

알라딘 : 세상에서 가장 비싼 유산

byGeorge Chung

그들은 행복하게 살지 못했다

현실에 떨어진 동화 이야기


02. 알라딘

- 세상에서 가장 비싼 유산 -


프롤로그 — 죽은 사람의 돈


무스타파 알 라시드가 죽었다.
향년 일흔여덟. 사인은 심장마비였다.
그가 죽었다는 소식이 알려진 날 국제 유가는 2.7퍼센트 올랐고 사막에너지그룹 주가는 11퍼센트 떨어졌다. 그리고 그의 딸은 울었다. 세 가지 중 무엇이 그의 죽음을 가장 정확하게 설명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장례식은 사흘 동안 열렸다. 첫날에는 가족이 왔다. 둘째 날에는 정치인들이 왔다. 셋째 날에는 가족인지 정치인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왔다. 국왕은 조화를 보냈고 총리는 직접 왔다. 전직 총리는 현직 총리보다 먼저 왔다. 현직 장관 열두 명, 전직 장관 스물세 명, 은행장 여섯 명, 장성 네 명, 외국 대사 열일곱 명이 조문했다.
그들은 하나같이 말했다.
“국가가 큰 인물을 잃었습니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무스타파가 가진 정유공장 하나가 웬만한 도시보다 컸다.
장례식장 가장 앞에는 외동딸 자스민이 앉아 있었다. 스물아홉. 사막에너지그룹 신사업부문 사장. 해외 언론에서는 ‘중동의 차세대 여성 경영인’이라고 불렀고 국내 언론에서는 ‘무스타파의 외동딸’이라고 불렀다.
자스민은 사흘 동안 수천 번 고개를 숙였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감사합니다.” “회장님께 큰 은혜를 입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따님이 뜻을 이어가셔야죠.” “감사합니다.”
사흘째 밤이 되자 감사하다는 말은 의미를 잃었다. 자스민은 입술이 움직이면 그 말이 저절로 나왔다. 슬픔보다 피곤함이 먼저 왔다는 사실 때문에 죄바카라감이 들었다.
장례식장 한쪽에는 지니가 서 있었다.
예순둘. 무스타파를 32년 동안 보좌한 개인비서였다. 명함에는 회장실 수석비서라고 적혀 있었지만 그가 하는 일은 오래전에 비서의 범위를 벗어났다. 무스타파가 어느 나라 대통령과 저녁을 먹고 싶다고 하면 지니가 일정을 잡았다. 유조선 세 척을 사고 싶다고 하면 계약서를 준비했다. 장관에게 전화하라고 하면 전화했다. 장관이 전화를 받지 않으면 장관 비서에게 전화했다. 그래도 받지 않으면 장관의 아내에게 전화했다.
무스타파가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말은 두 가지였다.
‘안 됩니다.’
그리고 ‘확인해 보겠습니다.’
그래서 지니는 두 말을 거의 하지 않았다.
그 대신 말했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어떻게든 했다.
죽은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조문객 명단, 경호 동선, 국왕의 조화 위치, 언론 통제, 장례비 정산까지 지니가 처리했다. 무스타파의 마지막 일정도 그의 비서가 관리하고 있었다.
장례가 끝난 다음 날 오전 열 시, 가족들이 변호사 사무실에 모였다. 자스민, 무스타파의 남동생 둘, 조카 넷, 사촌 몇 명, 그룹 부회장과 재단 이사장. 살아 있을 때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친척들도 있었다.
회의실 중앙에는 작은 금고가 놓여 있었다.
무스타파의 공식 재산은 약 190억 달러였다. 아무도 그 숫자를 믿지 않았다. 어떤 언론은 300억 달러, 어떤 언론은 400억 달러라고 했다. 무스타파의 동생은 500억 달러라고 생각했다. 조카 중 하나는 700억 달러라고 믿었다. 사람은 자신이 받을 수도 있는 돈에 대해서는 대체로 낙관적이었다.
변호사가 말했다.
“고 무스타파 알 라시드 회장님의 유언장을 공개하겠습니다.”
누군가 침을 삼켰다.
금고가 열렸다.
변호사가 안을 들여다봤다. 십 초가 지나고 이십 초가 지났다.
“없습니다.”
“뭐가?”
“유언장이 없습니다.”
회의실은 정확히 삼 초 동안 조용했다. 그 뒤부터 모두가 동시에 말했다.
자스민만 말하지 않았다. 그녀는 구석의 지니를 봤다.
“지니 아저씨.”
“네.”
“알고 있죠?”
“무엇을 말씀하십니까?”
“아버지 유언장.”
지니는 잠시 침묵했다.
“존재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습니다.”
“어디 있어요?”
“모릅니다.”
사람들이 욕을 하기 시작했다. 지니는 표정 하나 바꾸지 않았다.
죽기 이틀 전, 무스타파는 병실에서 지니를 불렀다.
“지니.”
“네, 회장님.”
“유언장 말이야. 찾지 마.”
지니가 처음으로 이해하지 못한 표정을 짓자 무스타파가 웃었다.
“내 돈을 가질 자격이 있는 놈이면 램프부터 찾겠지.”
그게 마지막이었다.
그날 오후부터 램프를 찾는 사람들이 생겼다. 저택과 별장, 회사와 창고, 개인금고와 해외 사무실. 황동 램프가 발견될 때마다 변호사들이 달려갔다.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두 달이 지났다.
수도에서 40킬로미터 떨어진 구시가지의 작은 고물상. 주인이 창고를 정리하다 낡은 황동 램프 하나를 발견했다. 손잡이에는 작은 영문자 M이 새겨져 있었다.
가격표는 20디나르였다.
그날 오후 스물여덟 살의 가난한 청년 하나가 그 앞을 지나갔다.
“십 디나르.”
고물상 주인이 말했다.
“꺼져.”
청년은 결국 십오 디나르를 냈다.
그의 이름은 알라딘이었다.
그것이 무스타파 알 라시드가 평생 모은 재산에 처음으로 매겨진 정확한 가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