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예 작품 감상법

by와이아트



요즘에야 ‘공예’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사실 ‘공예’는 ‘장식미술’로 불리며 ‘순수미술’과 구별되었다. 이러한 구분은 르네상스 시대에 시작된 것으로, 장식미술을 배척하는 형태가 지속되었다. 19세기 후반 영국의 윌리엄 모리스가 ‘공예’의 중요성을 표명하기도 했지만, ‘공예’는 계속해서 여성의 소일거리로서 단지 ‘장식’으로 치부되면서 손재주만이 필요한 분야라는 차별적 인식을 바꾸지는 못했다.


공예에 대한 폄하는 1960년대 들어 페미니즘 미술가들에 의해 새롭게 평가받기 시작했다. 이들은 자수와 바느질로 만들어지는 공예를 여성의 진정한 문화유산으로 찬양하면서 자신들의 작품에 적용하기 시작한다. 여성 미술가들은 수예, 자수, 매듭, 직조물, 구슬, 레이스, 퀼트 등 모든 종류의 장식물들을 자신들의 작품 속에 적용하였고, 여성들이 만들어가는 풍요로운 장식적 스타일을 내세우게 된다.


공예 작품은 아름다운 형태를 띠고 있기도 하지만, 사실 공예는 슬롯적 주제를 내포하고 있는 형식이기도 하다. 특히 19세기 여성들이 제작한 자수와 퀼트 중에는 정치적이고 슬롯적인 의미들이 색채와 상징적 구성이라는 수단을 통해 추상적인 형태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여성 운동가인 제니 테레노가 ‘말이 아닌 행동으로...’라는 구호를 새긴 실크 손수건을 제작한 것이 그 예이다.


이러한 공예에 대한 관심은 ‘문양과 장식운동’으로 불리며 1970년대에 주디 시카고를 비롯한 여성 미술가들에게 본격적으로 도입되었다. 여성들만의 가사 일에 불과하던 다양한 소재들이 실용성과 결부되어 새로운 예술로 표현되고, 결과적으로 여성들의 시각에서 하나의 예술적 움직임을 창조해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




주디 시카고의 <디너 파티>


현대 공예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주디 시카고의 <디너 파티>를 꼽을 수 있다. 뉴욕 브루클린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이 작품은 구조적으로 거대한 삼각형의 형태를 띠고 있다. 개방된 삼각형의 테이블은 등변형으로 이루어졌는데, 이것은 페미니즘의 목표중 하나인 ‘평등한 세상’을 상징한다. 흰 천으로 덮인 이 거대한 탁자에는 한 면에 13개씩 39개의 접시가 세팅되어 있다. 냅킨과 러너, 식기류 등이 마련되어 있으며, 각 접시의 주인공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여성 인물들이다. 시카고는 여성의 역사와 그들의 생산물에 대한 존경심을 불러일으킴으로써 슬롯 변화를 조장하고, 여성의 경험을 표현할 수 있는 새로운 언어를 말하고자 했다.


4.png디 시카고, <디너 파티>, 1974-1979. (출처: Brooklyn Museum)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와이아트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당신을 위한 현대미술 감상 가이드 (*멤버십 콘텐츠 매주 화, 금, 일 발행)

616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12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159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