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스톤 갤러리에서 권순익(1959-) 개인전이 열린다. 권순익은 시간과 존재,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의 의미를 탐구해온 한국의 현대미술 작가이다. 반복과 축적의 행위를 통해 삶과 시간에 대한 사유를 담아내는 ‘추상 회화’를 선보이고 있다.
전시명 : 권순익 개인전 《산에 비친 산, 물에 비친 물》
전시 기간 : 2026.08.29.(토) ~ 10.11.(일)
전시 장소 : 화이트스톤 갤러리 서울
전시장에 갈 때마다 매번 작가를 만날 수는 없지만, 만약 작가를 마주치게 되면 사람을 유심히 살피는 편이다. 작품은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기에, 작품에 그 사람이 얼마나 담겼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작가의 말과 행동, 자신의 작품을 바라볼 때의 눈빛 등을 관찰하곤 하는데, 오늘 소개해드릴 권순익 작가는 작품에 사람이 고스란히 드러나서 투명하게 좋은 느낌을 받았다.
작가는 경상북도 문경 탄광촌에서 자랐다. 기와와 흑연으로 제작한 작품은 어린 시절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작가는 어린 시절 선생님의 칭찬 한 마디가 평생의 언어가 되었다고 회고한다. 세종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한 뒤 10여 년간 분청도예에 몰두했고, 이러한 영향이 현재 회화 작품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작가의 작업실에 방문한 큐레이터는 이곳에 늘 불교 명상음악이 흘러나온다고 전한다. 실제로 작가는 독실한 불교 신자로, 작업에서 지향하는 태도가 상당히 ‘수행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화폭에 흑연을 바르고 문지르기를 반복하며 미세한 결을 남기는데, 이렇게 반복적인 행위는 작업 과정인 동시에 자신을 비워나가는 시간이기도 하다.
작가가 작업에 ‘기와’를 이유도 이와 관련이 있다. ‘기와불사’라는 말이 있다. 절에 갔을 때 기와에 이름이나 소원, 발원 내용을 적는 행위를 말한다. 그에게 작업은 기원(祈願)하는 행위에 가깝다. 조수 없이 모든 작업을 혼자 수행한다는 그의 말에서 도(道)로 나아가는 과정을 발견하게 된다.
이번 화이트스톤 갤러리 전시에서는 크게 두 가지 연작을 감상할 수 있다. ‘틈-적·연’과 ‘무아(無我)’ 연작이 그것이다. 두 연작 모두 컬렉터들에게 반응이 좋다고 하는데, 어떤 연작이 더 마음에 드는지 골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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