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이 개관했다. 서울 서남권에 개관한 첫 공립미술관인데, 뉴미디어 특화로 운영된다. 개관특별전으로는 퍼포먼스 《호흡》이 진행되었으며, 이제 보다 본격적으로 새로운 매체와 언어를 실험하는 뉴미디어 작가들을 소개할 예정이라고 하니 많은 기대가 된다.
이제 보다 본격적으로 미디어 작가전을 운영하며, 한국 동시대 주요 미디어 작가를 집중 조명한다는 기획 의도를 지니고 있다. 첫 전시로 김희천 작가(b.1989)를 선정한 점도 좋았는데, 김희천은 동시대 기술환경과 시각문화에 대한 비평적인 관점을 제시해 온 작가로 와이아트에서도 여러 차례 소개한 바 있다.
김희천의 작품세계를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현실과 가상의 경계에서 시공간과 신체를 다루는 작품을 주로 선보인다고 볼 수 있다. 작가는 가상이 현실의 한 층위로 작동하고, 기술이 비가시화된 세계에서 ‘나’라는 존재를 어떻게 지각할 수 있는가를 질문해 왔다.
전시명 : 《김희천: 두더지들》
전시 기간 : 2026.08.20.(목) ~ 11.08.(일)
전시 장소 : 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건축을 전공한 김희천은 2015년 <바벨>이라는 작품을 통해 본격적으로 시각예술가로 활동하기 시작한다. <바벨>은 작가가 아버지의 죽음을 겪으면서 당시 느낀 생각과 감정을 표현한 작품이다. 아버지가 자전거 사고를 급작스럽게 돌아가시게 되면서 당시 아버지가 차고 있던 스마트워치가 그날의 유일한 데이터로 남게 된다.
작가는 건조한 내레이션과 흑백 영상을 통해 아버지의 마지막 기록을 더듬어 나간다. 그는 사고 장소였던 올림픽대로 일대를 3D 지도를 통해 훑으면서 스크린 속 세계를 유영하는데, 이러한 과정을 통해 그는 “만약 이 세계가 그저 백업된 데이터일 뿐이라면?”이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는 아버지의 죽음이라는 커다란 사건을 다루면서도 슬픔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가상적이고 비현실적인 세계를 드러낸다. 가상과 실재가 중첩되며 우리의 신체가 변화하는 양상은 이후 그의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로 자리 잡게 된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