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모던 숭고’ 무슨 뜻?

by와이아트



‘숭고’라는 단어에서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여러 가지 이미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인간을 압도하는 대자연의 모습에서 숭고를 느끼곤 한다. 현대미술 중에서는 마크 로스코의 작품이 숭고미에 닿아 있다고 언급되는 경우가 많다.


78.2461_ph_web-1.jpg마크 로스코, Untitled (Violet, Black, Orange, Yellow on White and Red), 1949. (출처: 구겐하임미술관)


오늘은 ‘포스트모던 숭고’라는 미학 용어에 대해 알아보면서 이것이 어떻게 ‘숭고’와 어떻게 같고 다른지에 대해 살펴보려 한다. 먼저 ‘숭고(Sublime)’는 임마누엘 칸트에게서 온 것으로, 인간의 상상력 및 지각 능력을 압도하는 거대함과 힘 앞에서 느끼는 미적 감정을 뜻한다. 처음에는 자신의 한계를 깨닫고 좌절감(불쾌)을 느끼지만, 이내 그 거대함을 초월하는 인간 내면의 이성과 도덕적 우월성을 자각하며 쾌감을 경험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철학자 장 프랑수아 리오타르는 이러한 칸트의 숭고론을 비판적으로 해석하며 ‘포스트모던 숭고(Postmodern Sublime)’라는 개념을 내세우는데, 거대 서사나 절대적 진리를 해체하고, 이성으로는 도저히 이해하거나 설명할 수 없는 파편화된 감각, 결핍 자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즉, 이성이나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보이지 않는 것’의 적용 대상을 칸트의 숭고론보다 더욱 확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조금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포스트모던 숭고’를 느낄 수 있는 현대미술 작품 예시를 통해 이 개념에 좀더 다가가보자.




‘포스트모던 숭고’란?


먼저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작품으로 시작해보려 한다. 리히터는 ‘사진-회화’로 잘 알려진 예술가인데, 사진을 그림으로 옮기는 방식을 통해 사진과 회화의 경계를 담아내고 있다. 무언가가 보이면서도 보이지 않는, 구상과 추상의 중간 단계를 특징으로 한다.


816134@2x.jpg게르하르트 리히터, <죽은 자>, 1988.


포착하기 어려운 피사체를 보일 듯 말 듯 표현함으로써 흐릿한 흑백 사진의 외양을 흉내내고 있다. 위 작품은 <1977년 10월 18일> 연작 중 하나인데,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한다. 그림의 흐릿함은 관객들이 무의식적으로 초점을 맞추기 위해 위치를 조정하도록 강요하는 역할도 하며, ‘포스트모던 숭고’를 느낄 수 있게 한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와이아트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당신을 위한 현대미술 감상 가이드 (*멤버십 콘텐츠 매주 화, 금, 일 발행)

616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12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159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