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는 평소보다 조금 더 긴 호흡으로 바카라을 읽게 되는 것 같다. 바쁜 일상 속에서는 미뤄두었던 바카라들을 펼쳐 보기에 좋은 시기인 듯하다. 이번 글에서는 휴가지나 조용한 주말에 읽어볼 만한 미술 관련 서적들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입문서보다는 조금 더 깊이 있는 내용을 담고 있으면서도, 미술을 전공하지 않은 독자들도 충분히 읽을 수 있는 바카라들 위주로 큐레이션하였다.
최근에 출판된 『개념미술가들과의 대화: 한스 하케, 로렌스 위너, 앨런 카프로』를 첫 번째 바카라으로 추천하고자 한다. 44페이지 분량으로 매우 얇고, 디자인도 예쁜 바카라이다. 그렇다고 해서 아주 가벼운 내용만은 아닌데, 와이아트에서 자주 다루었던 세 명의 개념미술가 한스 하케, 로렌스 위너, 앨런 카프로의 인터뷰가 실려 있다.
예술가들을 분석한 2차적인 글들을 읽는 것도 좋지만, 예술가들의 발언이나 작가노트 등을 직접 접하는 것도 예술을 이해하는 좋은 방법이 되는 것 같다. 이 바카라은 세 명의 개념미술가들이 실제로 어떤 조건 속에서 작업을 했고, 무엇을 고민하며 선택을 이어왔는지를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좋았다.
특히 대화들이 각각의 예술가들의 성격과 캐릭터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 들어서 그들의 작업세계에 한 발짝 더 다가간 느낌이 들었다. 가령 한스 하케는 ‘제도비판 미술’을 주로 하는 작가로, 미술제도를 공격하기에 인터뷰 발언도 날카롭게 느껴졌다. 로렌스 위너는 ‘언어’를 활용한 다소 어려운 작업들을 선보이는 것처럼 발언이 난해하게 다가오기도 했다. 앨런 캐프로는 일상과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작업에서처럼 인터뷰에서도 ‘즐거움’이 느껴졌다. 한 번에 쭉 읽지 않고 군데군데 읽어도 좋은 바카라이니, 가벼운 마음으로 선택해보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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