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디게임제작자의 질문에 대한 대답.

by김동은WhtDrgon

(질문은 생략. 답변만 게재)


저는 한국과 미국의 차이를 이야기하기 전에, 우리가 지금 누구를 고객이라고 부르고 있는지부터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가별 차이가 없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 차이가 우리가 만들 게임을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구분인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한 인간의 정체성을 만드는 데 이웃의 영향력이 사실상 전부라고 할 만큼 컸습니다. 가족, 학교, 동네가 그 사람이 접할 수 있는 세계의 상당 부분이었으니까요. 그런데 SNS와 유튜브를 통해 각자가 서로 다른 세계를 보고 있는 지금은 조금 다릅니다. 같은 반에 앉아 있어도 전혀 다른 콘텐츠를 보고 있을 수 있고, 한국과 미국에 살면서도 같은 유튜버를 보고 같은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넷플릭스의 시청자를 이해한다고 생각해보세요. ‘한국에 사는 20대’라는 정보보다 ‘어떤 작품을 끝까지 봤고, 다음에는 무엇을 선택했는가’가 그 사람이 보고 싶은 것을 더 잘 설명할 수도 있습니다. 게임도 마찬가지입니다. 국적보다 그 사람이 속한 커뮤니티, 좋아하는 콘텐츠, 함께 노는 사람들을 아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말씀하신 현상이 틀렸다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관찰하신 고객집단이 그런 특징을 가지고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그것이 미국의 특징인지, 아니면 미국에서 관찰하신 특정 플랫폼과 커뮤니티의 특징인지는 구분해야 합니다.


돈을 쓰는 데 신중하다는 것만으로는 고객을 구별할 수 없습니다

미국이 특별히 한국이나 다른 나라보다 게임에 돈을 쓰는 데 신중한가? 지금 말씀하신 관찰만으로는 그렇게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사람들은 대체로 자신이 지불하는 돈에 비해 무엇을 얻는지를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만 원짜리 게임도 아깝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좋아하는 캐릭터의 상품에 쓰는 십만 원이 아깝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 사람이 소비에 신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가치를 두는 대상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가령 할인할 때만 게임을 사는 사람들이 모인 커뮤니티를 관찰한다면, 어느 나라에서든 게임 구매에 신중한 사람들이 많이 보일 것입니다. 그러니까 ‘돈을 쓰는 데 신중한 사람’이라는 말보다, ‘무엇을 위해서는 돈을 쓰는 사람인가’가 고객을 이해하는 데 더 유용합니다.


과금모델도 이 관점에서 봐야 합니다. 이해를 위해 500명 중 11명이 결제하는 게임을 생각해보죠. 결제율은 2.2%입니다. 그런데 그중 한 사람이 나머지 열 사람을 합친 것만큼 결제한다면, 전체 이용자의 0.2%가 결제액의 절반을 만드는 셈입니다. 이런 식으로 소수의 고액 결제자에게 매출이 집중되는 구조를 고래모델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모든 게임이 정확히 이 비율을 따른다는 것이 아닙니다. 같은 게임 안에서도 이용자들이 매출에 기여하는 방식이 크게 다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구조를 선택했다면, 높은 지불의사를 가진 사람이 그만큼 돈을 쓸 수 있는 상품과 이유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반면 모든 게임이 고래모델일 필요는 없습니다. 처음에 게임을 구매하고 끝까지 즐기는 모델도 있고, 광고를 보고 보상을 얻거나 편의기능과 광고제거에 돈을 지불하는 모델도 있습니다. 각각 고객이 돈을 쓰는 이유가 다릅니다.


광고도 마찬가지입니다. 상대적으로 구매력이 낮은 지역에서는 결제 대신 광고를 더 많이 볼 것 같은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광고를 많이 본다는 것과 광고수익이 높다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광고 한 번에 붙는 단가가 다를 수 있으니까요. 시청량과 광고단가를 함께 봐야지, 어느 나라 사람들이 돈을 잘 안 쓴다는 인상만으로 수익성을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결국 우리가 알아야 하는 것은 ‘미국인은 돈을 아끼는가’가 아닙니다. 우리가 선택한 고객이 무엇에 돈을 쓰고, 무엇에는 시간을 쓰며, 그 행동이 어떤 방식으로 사업을 유지하게 만드는가입니다.


철저한 고객식별이 게임을 규정합니다

오늘 오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저는 결국 철저한 고객식별이 게임을 규정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고객을 식별한다는 것이 돈을 쓰는 사람만 남기고 나머지를 전부 제외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우리 게임에 들어와야 한다면, 왜 그 사람들이 필요한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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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메제웍스 CEO. 배니월드,BTS월드, 세계관제작자. '현명한NFT투자자' 저자. 본질은 환상문학-RPG-PC-모바일-쇼엔터-시네마틱-게임-문화를 바라보는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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