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까지 찾아오는 모험 The Call Knows Where You Live:
은퇴한 용병은 의뢰서를 돌려준다. 허리도 아프고, 이번 주에는 지붕을 고쳐야 한다. 사절은 납득한 듯 떠난다. 다음 날 지붕에 올라가 보니 동네를 에워싼 병력이 보인다. 모험을 거절했는데 출장 서비스를 신청한 모양이다.
이것은 제목을 풀어 쓴 창작 도입이다. The Call Knows Where You Live는 모험의 부름이 집과 가까운 관계까지 찾아오는 장치다. 안전한 일상에 남겠다는 선택을 했는데 바로 그 일상이 사건의 영향을 받는다. 모험의 소명Call to Adventure와 소명의 거부 Refusal of the Call 사이의 익숙한 문답이 공간의 문제로 바뀐다. 모험에 갈 것인가만 묻던 이야기가, 여기 남아도 괜찮은가를 묻기 시작한다. (둘 다 영웅의 12단계중 1,2단계)
〈스타워즈: 새로운 희망〉에서 루크는 바깥세상을 동경한다. 모험을 싫어하는 소년이 아니다. 오비완의 제안에 바로 따라나서지 못하는 데는 가족과 농장의 생활이 걸려 있다. 제국군이 집을 파괴하고 숙부와 숙모를 죽인 뒤에는 그를 붙들던 삶 자체가 사라진다.
이 장면을 ‘소극적인 주인공에게 동기를 주려고 가족을 죽인다’로만 요약하면 인물의 앞부분을 놓친다. 이미 떠나고 싶은 욕망이 있었고, 남을 이유도 있었다. 사건은 욕망을 새로 설치하는 대신 그 둘의 균형을 잔혹하게 없앤다. 그래서 출발에는 해방감만 있지 않다. 이전처럼 돌아갈 집이 없다는 단절이 함께 붙는다.
게임 〈드래곤 퀘스트 IV〉는 용사의 출발 전에 동료들의 장을 먼저 보여 준다. 플레이어는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위협을 경험한 뒤 용사의 은신처가 안전하지 않다는 사건을 맞는다. 집이 공격받는 장면이 주인공 개인의 불행인 동시에 앞서 본 세계의 움직임이 도착한 결과가 된다.
이 구성은 공격을 작가의 강제 호출처럼 보이지 않게 한다. 적에게는 용사를 찾는 목적과 활동 범위가 있다. 그 활동이 집까지 닿은 것이다. 악당이 주인공의 출발 시각에 맞춰 갑자기 나타나는 것보다, 이미 이동 중이었다는 흔적이 훨씬 설득력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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