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죽지도 못할 팔자, 문자 그대로

by김동은WhtDrgon

고통스러운 불멸 Immortality Hurts:

죽지 않는 몸이 고통까지 없애 주지 않아 손상과 고통을 끝없이 겪을 수 있다.


58_풀려도 남는 외투_섬유설치_아르테 포베라_긴섬유의시간_마직물·실·목재_해진외투와끝없는실.png58_풀려도 남는 외투_섬유설치_아르테 포베라_긴섬유의시간_마직물·실·목재_해진외투와끝없는실


재생은 치료가 될 수도, 고통을 계속 공급하는 조건이 될 수도 있다

상처가 닫히고 죽었던 사람이 다시 숨을 쉰다. 보통이라면 안도할 장면이다. 그런데 그 사람이 바닷속 철제 관에 갇혀 있다면, 되살아나는 순간부터 같은 일이 다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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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영화 〈올드 가드〉의 꾸인은 죽지 않는 몸 때문에 그런 벌을 받는다. 마녀로 몰린 그녀를 평범한 처형으로 죽일 수 없자, 사람들은 철제 감옥에 가두어 바다에 가라앉힌다. 그 안에서 꾸인은 익사하고 되살아나기를 되풀이한다.


여기에는 영생을 얻고 사랑하는 이들을 떠나보내는 긴 세월의 몽타주가 없다. 몸이 살아나는 데 필요한 짧은 시간과, 그 몸을 다시 죽게 만드는 환경이 있다. 오래 사는 능력을 가장 작은 공간 안에 가두자 불멸의 의미가 완전히 달라진다.


내일이 계속 온다는 약속이 무서워질 수 있다는 사실. 이 장면은 그것을 한 사람의 몸과 움직이지 않는 감옥으로 보여 준다.


회복되는 것은 몸이지 상황이 아니다

꾸인의 몸은 돌아온다. 그러나 철제 감옥이 열리거나 물이 빠지지는 않는다. 능력은 손상된 몸을 되돌려 놓을 수 있어도, 그 몸을 손상시키는 조건까지 바꾸어 주지는 않는다.


그 차이가 장면의 공포를 만든다. 전투 중에 되살아나는 영웅은 다시 움직여 상대를 공격하거나 도망갈 가능성을 얻는다. 꾸인에게는 되살아나도 사용할 수 없는 몸만 돌아온다. 회복과 탈출이 분리되어 있다.


앤디가 꾸인을 찾아 헤매지만 위치를 알지 못했다는 사실도 같은 방향으로 작용한다. 친구들이 그녀를 잊어서만 구하지 못한 것이 아니다. 고통받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그곳에 닿을 수 없다. 살아 있다는 소식이 구조의 가능성과 자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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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마지막에는 꾸인이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따라서 그녀의 이야기를 정말 영원히 바다에 남는 결말로 닫을 수는 없다. 하지만 밖으로 나왔다는 사실이 갇혀 있던 시간을 지우지는 않는다. 생존을 확인하는 장면이 곧 회복을 확인하는 장면도 아니다. 돌아온 사람에게는 다른 이들이 함께 겪지 못한 시간이 있다.


이 대목에서 ‘죽지 않았으니 괜찮다’는 위로는 힘을 잃는다. 괜찮지 않은 상태로 얼마나 오래 존재할 수 있는지를 이미 보았기 때문이다. 몸이 계속 돌아온다면 지켜야 할 것이 줄어드는 게 아니라, 그 몸이 놓이는 환경을 더 신중하게 보아야 한다.


죽음에서 돌아왔는데 여전히 배가 고프다

게임 〈데스티니 2〉의 방랑자는 불멸의 생활을 전혀 영광스럽지 않은 감각으로 이야기한다. 배고픔이다. 그의 기록에는 굶주려 쓰러지고, 고스트가 되살린 뒤에도 배가 고팠던 시간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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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메제웍스 CEO. 배니월드,BTS월드, 세계관제작자. '현명한NFT투자자' 저자. 본질은 환상문학-RPG-PC-모바일-쇼엔터-시네마틱-게임-문화를 바라보는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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