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버린 것만 모아도 돈이 된다. 만화 〈죠죠의 기묘한 모험〉 4부에서 죠스케와 오쿠야스가 시게치의 능력을 보며 떠올리는 가능성이다. 시게치의 스탠드 하베스트는 수많은 작은 개체로 흩어져 물건을 찾아온다. 도시 곳곳의 잔돈과 쿠폰처럼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 것을 모으면 꽤 괜찮은 수입이 생길 수 있다.
이 생각은 실제로 통한다. 문제는 너무 잘 통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버려진 복권 가운데 큰 금액에 당첨된 한 장이 나온다. 이제 셋은 함께 작은 돈을 모으는 친구들이 아니라, 큰돈을 어떻게 나눌지 다투는 사람들이 된다.
한 번에 부자가 되는 계획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실패만이 아니다. 돈이 들어오자마자 없던 문제가 생기는 순간이다. 사람이 바뀐 걸까. 아니면 적은 돈일 때는 보이지 않던 각자의 계산이 드러난 걸까.
하베스트는 이 계획에 딱 맞는 힘이다. 한 사람이 온 동네를 돌아다니는 데 드는 시간과 수고를 작은 분신들이 대신한다. 대단한 초능력을 세계 구원보다 용돈벌이에 쓰는 발상이 먼저 웃음을 준다. 이들에게는 당장 갖고 싶은 것을 살 돈이 세계의 운명보다 가까운 문제다.
복권에 당첨된 뒤에는 능력의 의미가 달라진다. 시게치에게는 하베스트가 찾아온 돈이다. 죠스케와 오쿠야스에게는 함께 세운 계획과 확인한 당첨이다. 같은 성과를 보고도 누가 가장 중요한 일을 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다르다. 돈을 나누기 직전, 각자는 자기 기여를 가장 크게 센다.
그 갈등은 곧 스탠드를 쓰는 싸움으로 번진다. 방금까지 수입을 모으던 하베스트는 돈을 독차지하려는 수단이 된다. 모두에게 유리해 보였던 협력의 장치가 상대를 제압하는 장치로 돌아선다. 능력이 바뀐 것이 아니라 그 능력을 쓸 목표가 바뀌었다.
이 에피소드가 단순한 탐욕의 훈계로 끝나지 않는 이유는 셋 모두의 계산이 어느 정도 이해되기 때문이다. 직접 찾은 사람이 없으면 복권도 없고, 그것의 가치를 알아본 사람이 없으면 돈도 없다. 문제는 기여가 있었다는 사실에서 전부 내 것이라는 결론으로 너무 빨리 넘어가는 데 있다.
독자는 큰돈을 받는 순간을 기다리다가, 그 돈 앞에서 우정이 얼마나 허술한 계약이었는지를 보게 된다. 수입을 만들 궁리는 했지만 수입이 커진 뒤의 관계는 준비하지 않았다. 돈을 얻는 것과 돈을 함께 갖는 것은 별도의 능력이다.
멜 브룩스의 영화 〈프로듀서스〉는 계획의 구조부터 거꾸로다. 공연 제작자 맥스와 회계사 레오는 공연이 성공할 때보다 실패할 때 더 많은 돈을 남길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필요한 제작비보다 많은 투자금을 모으고, 공연을 일찍 망하게 만들어 남은 돈을 차지하자는 것이다.
그러려면 절대로 흥행해서는 안 된다. 두 사람은 좋은 대본과 좋은 배우를 찾는 대신 관객이 싫어할 만한 조건을 고른다. 나치를 찬양하는 내용의 〈히틀러를 위한 봄날〉은 그들에게 더없이 알맞은 실패작으로 보인다. 관객을 모욕하면 공연은 금세 내려갈 것이라는 계산이다.
그런데 무대에서 벌어지는 과장된 장면을 관객이 풍자로 받아들인다. 나쁘게 만들려고 쌓은 요소들이 이상한 코미디가 된다. 객석에서 웃음이 터질수록 평범한 제작자라면 기뻐해야 하지만 맥스와 레오는 절망한다.
이 역전은 표정만 바꾸는 농담이 아니다.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몫을 정상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공연이 실패하면 묻힐 것으로 생각한 회계의 문제가, 공연이 성공하면서 모두에게 돌아가야 할 이익의 문제가 된다. 관객의 호응이 커질수록 사기 계획의 숨을 곳이 사라진다.
여기서 두 사람이 통제하지 못한 것은 사람들의 해석이다. 공연의 내용과 출연자를 선택할 수는 있지만 관객에게 반드시 불쾌해하라고 명령할 수는 없다. 만든 사람이 실패의 증거라고 생각한 것이 보는 사람에게 성공의 이유가 된다.
죠스케 일행은 예상보다 큰 수입을 얻고 싸운다. 이 제작자들은 수입이 생기면 안 되는 판을 짜 놓았다. 돈을 바라는 마음은 비슷하지만 무엇이 성공인지부터 다르다. 그래서 객석의 평범한 박수도 추격자의 발소리만큼 불길해질 수 있다.
소설 〈피노키오의 모험〉에서 지름길을 내미는 쪽은 여우와 고양이다. 금화를 땅에 묻으면 더 많은 금화가 열린다고 한다. 피노키오가 해야 할 일은 복잡하지 않다. 돈을 심고 잠시 기다리는 것뿐이다.
이 설명은 허황되지만 듣는 사람의 필요를 정확히 찌른다. 피노키오에게는 돈이 소중하고, 아버지에게 돌아갈 마음도 있다. 금화를 늘리면 더 좋은 일을 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생긴다. 단지 돈을 좋아하는 나쁜 아이여서 넘어갔다고 하면 그 유혹의 힘을 작게 읽게 된다.
마술 같은 세계에서 살아가는 나무 인형에게 기적의 밭은 현실과 완전히 동떨어진 말도 아니다. 자기 눈앞에 이미 불가능한 일이 많다. 여우와 고양이는 그 틈에 가장 듣고 싶은 기적을 끼워 넣는다. 근거를 살피기 전에 결과를 상상하게 만든다.
피노키오는 금화를 묻는다. 다시 돌아왔을 때 늘어난 돈은커녕 원래 가진 돈도 없다. 돈을 불리는 과정이라고 믿었던 행동이, 사기꾼들이 돈을 가져가기 쉽게 만드는 과정이었다.
이 장면에서 안타까운 것은 피노키오가 아무것도 안 하고 싶어 했다는 사실만이 아니다. 실제로 그는 이동하고, 기다리고, 땅을 판다. 수고를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잘못된 설명을 위해 수고했다. 노력의 양보다 무엇을 믿고 그 노력을 쓰는지가 문제였다.
〈프로듀서스〉에서 사기꾼은 사람의 반응을 잘못 계산한다. 여기서는 피해자가 사기꾼의 말을 믿고 자기가 할 일을 성실히 수행한다. 같은 쉬운 돈의 약속을 누가 하고 누가 듣는지에 따라 웃음의 위치가 바뀐다.
〈피노키오의 모험〉에서는 약속한 수익이 오지 않는다. 반면 〈프로듀서스〉에서는 없기를 바란 흥행이 찾아온다. 실패와 성공이라는 말만으로 둘을 나누기 어렵다. 인물이 원한 결과, 주변 사람이 축하하는 결과, 실제로 돈이 남는 결과가 각각 무엇인지 따로 놓으면 다음 희극의 구조가 보인다.
시트콤 〈왈가닥 루시〉에서 루시와 에설은 샐러드드레싱을 만들어 팔려 한다. 맛있는 상품이 있고 사람들이 사주면 된다는 계산은 간단하다. 그러나 주문이 들어온 뒤 재료와 판매 비용을 따져보니, 정해놓은 가격으로 팔수록 손해가 나는 구조다. 실패가 손님이 없어서만 생기지는 않는다.
이 장면의 날카로운 점은 사업의 능력을 한 덩어리로 보지 않는 데 있다. 맛있게 만드는 능력, 사람들에게 알리는 능력, 비용을 감당하며 공급하는 능력은 다르다. 앞의 두 가지가 잘되면 마지막 문제는 오히려 더 빨리 커진다. 주문이 늘었다는 기쁜 소식이 손실이 늘었다는 나쁜 소식과 같은 숫자로 표시된다.
〈프로듀서스〉의 두 제작자는 성공하면 곤란해지도록 일부러 판을 짰다. 루시와 에설은 성공하고 싶었는데 성공의 조건을 덜 계산했다. 결과는 비슷해 보여도 바카라임의 성격이 다르다. 사기를 꾸민 사람과 미숙한 장사꾼을 구분해야, 관객이 왜 한쪽의 당황은 통쾌하게 보고 다른 쪽의 당황은 안쓰럽게 보는지도 설명할 수 있다.
애니메이션 〈에드, 에드 앤 에디〉에서 세 아이는 거대한 부를 얻기보다 사탕을 살 돈이 급하다. 에디는 동네 아이들에게 돈을 받을 놀이와 서비스를 고안하고, 에드와 더블디는 그것을 실행하는 데 힘을 보탠다. 목적은 작아도 준비물과 노동은 금세 커진다. 쉽게 돈을 벌겠다는 계획을 위해 셋은 누구보다 바쁘게 움직인다.
문제는 돈을 내는 아이들이 에디의 계획을 완성해줄 조연이 아니라는 점이다. 약속한 만큼 재미있지 않으면 항의하고, 조잡한 물건이면 실망한다. 에디가 상품의 안전이나 품질보다 수입을 먼저 계산할 때, 고객은 더 이상 친구의 장난에 맞춰주지 않는다. 동네의 친밀함을 장사의 보증으로 쓴 뒤 그 보증을 소모하는 셈이다.
The Con은 상대가 믿을 설명을 꾸며 돈을 얻는 사기의 구조다. 모든 실패한 돈벌이가 사기는 아니지만, 에디의 일부 계획이나 여우와 고양이의 약속을 볼 때는 그 구분이 중요하다. 계획한 사람부터 속았는가, 결과를 알면서도 남을 믿게 했는가. 같은 허황된 제안이라도 누가 진실을 알고 있었는지에 따라 웃음의 방향이 달라진다.
수입이 늘어난다는 소식이 언제나 희소식은 아니다. 〈왈가닥 루시〉의 주문 증가와 〈프로듀서스〉의 흥행은 인물의 표정을 관객과 반대로 움직인다. 손님들은 좋아하는데 당사자는 겁에 질린다. 관객에게 먼저 손익의 조건을 알려주었기 때문에 ‘성공했다’는 한마디가 위협으로 들릴 수 있다.
이때 Gone Horribly Right(너무잘되서 꼬임) 를 모든 실패담에 붙이면 차이가 사라진다. 이 트롭스는 원한 기능이나 결과를 너무 잘 얻어서 그 성공이 재앙이 되는 경우다. 고객을 많이 모으려던 계획이 감당할 수 없는 주문을 만든다면 어울린다. 반면 일부러 공연을 망치려던 〈프로듀서스〉에서는 흥행이 숨은 목표의 실패다. 겉으로 비슷하게 환호를 두려워해도 인물이 무엇을 의도했는지가 다르다.
가상의 판타지 상점에서 복제한 빗자루를 하루 대여료만 받고 빌려주기로 한다고 해보자. 빗자루는 완벽하게 작동하고 주문도 폭주한다. 그러나 밤이 되면 모든 빗자루가 원본 곁으로 돌아오는 조건을 판매자는 비용으로 계산하지 않았다. 성 밖에서 지붕을 청소하던 도구들이 도시로 몰려오면서 가게는 매일 밤 쌓이는 물건을 처리해야 한다. 마법이 고장 나서가 아니라 설명한 대로 작동하기 때문에 곤란해진다.
인물이 다음에 하는 보완이 더 큰 문제를 만들 수 있다. 반납 장소를 넓히려고 창고를 빌리면 고정 비용이 생기고, 그 비용을 내려고 대여량을 늘리면 돌아오는 물건도 늘어난다. 장면마다 사고를 새로 발명하지 않아도 앞의 해결바카라이 다음 비용을 만들면 이야기가 이어진다. Didn’t Think This Through(경솔한생각)의 빈틈은 막연한 어리석음보다 생략한 계산 하나로 구체화된다.
〈죠죠의 기묘한 모험〉에서는 돈을 찾는 문제가 해결되자 기여와 몫의 다툼이 생긴다. 〈에드, 에드 앤 에디〉에서는 친구가 돈을 낸 고객이 되는 순간 원하는 것도 달라진다. 이 둘을 상점 이야기와 함께 생각하면 동업자와 고객이 단순한 사고 유발자가 되지 않는다. 한 사람은 약속한 몫을 요구하고 다른 사람은 빌린 도구가 일을 끝내기를 바란다. 주인공이 생략한 사정이 그들에게는 계약의 핵심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폐업 안내를 붙이는 순간 주문이 더 들어올 수도 있다. 사람들이 마지막 기회라며 몰려오기 때문이다. 그가 처음으로 해야 할 유능한 행동은 물건을 더 파는 일이 아니라 주문을 받지 않는 일이다. 모든 사람이 박수칠 때 자기 계산서를 다시 들여다볼 수 있는지가 이번 돈벌이의 마지막 시험이 된다.
부자가 된 상상 — If I Were a Rich Man: 아직 없는 재산으로 누릴 생활을 미리 꿈꾼다.〈지붕 위의 바이올린〉(뮤지컬): 테비에는 부자가 되면 좋은 집을 짓고 일 대신 기도와 공부에 더 시간을 쓰겠다고 노래한다.
중간이 빠진 계획 — Missing Steps Plan: 출발과 목표만 있고 목표에 도달할 핵심 과정이 비어 있다.〈사우스 파크〉(애니메이션): 속옷을 모으는 노움들의 사업 계획에는 수집과 이익 사이 단계가 물음표로 남아 있다.
돈 계산에 서툰 사람 — Money Dumb: 자신의 수입과 재산에 비해 얼마를 써도 되는지 제대로 판단하지 못한다.〈Brewster’s Millions(1985)〉(영화): 브루스터는 돈을 마구 낭비하는 사람으로 보이지만, 사실 더 큰 유산을 받으려면 30일 안에 3천만 달러를 써야 한다는 조건을 숨기고 있다.
갑자기 생긴 돈을 탕진하기 — A Fool and His New Money Are Soon Parted: 큰돈을 얻은 인물이 무절제한 소비로 곧 재산을 잃는다.〈난봉꾼의 행각〉(연작 회화): 호가스의 그림 속 톰은 유산을 받은 뒤 사치와 도박으로 몰락한다.
야망은 크지만 일은 싫음 — Ambitious, but Lazy: 성공을 원하면서 그에 필요한 수고는 피하려 한다.〈패밀리 가이〉(애니메이션): 브라이언은 작가로 인정받고 싶어 하면서도 실제 집필보다 문서의 글꼴을 고르는 일에 시간을 쓰며 미룬다.
부자인 척하는 사람 — Mock Millionaire: 실제 재산보다 부유한 사람처럼 보여 대우를 얻는다.〈백만 파운드 지폐〉(소설): 가난한 여행자는 거액의 지폐 한 장 때문에 부자로 오해받고 신용을 얻는다.
그 재능으로 합법적으로 벌면 되는데 — Cut Lex Luthor a Check: 범죄에 쓰는 뛰어난 능력만으로도 정상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다.〈명탐정 코난〉(애니메이션): 코난은 뛰어난 요리 솜씨를 가진 범인에게 왜 그 재능으로 일하지 않았느냐고 묻는다.
타고난 불운 — Born Unlucky: 기회가 와도 유난히 불리한 우연이 반복된다.〈너를 너무너무너무너무 좋아하는 100명의 그녀〉(만화): 모모하는 도박에서 자신에게 유리하게 짜인 상황에서도 이기기 어려울 만큼 운이 없다.
먼저 돈을 보내라는 사기 — 419 Scam: 큰돈을 받게 해 주겠다며 수수료나 선금을 요구한다.〈419〉(소설): 로라는 아버지가 선불 사기에 휘말린 뒤 그 일을 벌인 사람을 찾아 나이지리아로 간다.
수입을 늘리는 배율 — Money Multiplier: 특정 아이템이나 조건이 같은 행동으로 얻는 돈을 늘린다.〈포켓몬스터〉(게임): 부적금화를 지닌 포켓몬을 배틀에 참여시키면 승리 후 받는 상금이 늘어난다.
증거를 없애기 — Destroy the Evidence: 불리한 사실이 드러나지 않도록 기록이나 물건을 파괴한다.〈브레이킹 배드〉(드라마): 월터 일행은 범죄 사업의 영상이 든 노트북을 없애려다 숨겨진 계좌 정보가 드러나는 결과를 부른다.
번 돈이 계속 들어가는 곳 — Money Sink: 게임에서 고가의 서비스나 시설이 쌓인 재화를 소모시켜 돈을 계속 벌 이유를 만든다.〈모여봐요 동물의 숲〉(게임): 집 대출을 갚은 뒤 더 큰 방과 새로운 외관을 원하면 다시 확장 비용을 마련해야 하므로, 돈벌이의 목표가 다음 집 공사로 이어진다.
돈 없이 살아보는 시간 — Broke Episode: 돈이 떨어진 인물이 평소 당연하게 누리던 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워진다.〈심슨 가족〉(애니메이션): 「The Old Man and the Lisa」에서 재산을 잃은 번스는 리사의 도움으로 재활용품을 모으며 다시 돈을 벌 방법을 찾는다.
재산을 노린 연애 — Gold Digger: 상대의 돈과 지위를 얻으려 친밀한 관계를 맺는다.〈역전재판 4〉(게임): 간호사 출신 약혼녀는 상대의 재산뿐 아니라 그의 치명적인 부상까지 알고 결혼을 계획한다.
갑자기 부자가 된 사람 — Nouveau Riche: 새로 얻은 부를 과시하지만 기존 상류층의 인정과는 거리가 있다.〈위대한 개츠비〉(소설): 개츠비는 거대한 저택과 파티를 갖추고도 오래된 부를 가진 사람들의 세계에 온전히 들어가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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