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듣기만 해도 똥을 지리는 음파

by김동은WhtDrgon

감각을 해치는 정보 Brown Note:

브라운 노트(Brown Note)는 인간의 청각 범위를 벗어난 극저음(대략 5~9Hz 사이의 주파수)으로, 이 소리를 들으면 인간이 대변을 제어하지 못하고 지리게 된다는 가상의 음파이다. 똥색+음표를 따서 브라운 노트라고 한다. 특정 소리나 이미지 등 감각으로 받아들이는 정보 자체가 인물을 해친다. 위험을 알아보기 위한 관찰과 청취가 도리어 노출이 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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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알아볼수록 위험해지고, 살아남으려 전하면 남이 다친다

같은 방에 들어갔는데 친구는 아무것도 못 봤다고 한다. 내 화면에는 분명 무언가 있었다. 온라인 연결이 끊긴 것도 아니고, 서로 다른 장소에 간 것도 아니다. 함께 플레이하는 두 사람이 이제 자신이 본 것을 서로에게 설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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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데드 스페이스 3〉의 협동 플레이에는 존 카버를 맡은 사람만 보고 듣는 장면이 있다. 아이작을 맡은 플레이어는 같은 경험을 하지 못한다. 괴물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 주기 위해 시작한 대화가, 방금 본 것이 정말 있었는지를 확인하는 대화로 바뀐다. 동료가 옆에 있어도 내 감각을 대신 검증해 주지는 못한다.


이 세계의 마커는 단지 거대한 조형물이 아니다. 신호를 통해 인간의 정신에 영향을 미치는 존재다. 주변 인물들의 환각과 혼란은 위험한 것을 알아본 뒤 놀라는 반응에 그치지 않는다. 무엇을 보고 어떻게 판단하는지 자체가 침범당한다. 검이나 총을 피하는 기술과 별개로, 머릿속으로 들어오는 영향을 막아야 한다.


감각은 보통 위험을 먼저 알려 준다. 다가오는 소리를 듣고 피하며, 이상한 모습을 보고 멈춘다. 그런데 보거나 듣는 행위가 이미 침입의 통로라면 한 번 더 확인하는 것이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 무서운 장면을 용감하게 바라보는 사람도 안전하다는 보장이 없다.


동료와 같은 화면을 보고 있다고 믿었는데

협동 게임에서는 서로 다른 역할을 맡더라도 같은 세계를 공유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내가 놓친 적을 친구가 보고, 내가 듣지 못한 소리를 친구가 들을 수 있다. 정보를 합치면 더 정확해진다는 믿음이 생긴다.


카버와 아이작의 경험이 어긋날 때는 그 믿음이 흔들린다. 친구의 설명이 틀렸다고 단정할 수 없고, 내 화면이 언제나 옳다는 보장도 없다. 혼자 무서운 것을 보는 것과, 곁에 있는 사람이 그것을 부인하는 것은 다른 불안이다. 게임은 한 인물의 혼란을 설명하는 대사 대신 실제 플레이어 사이에 확인과 의심을 만들 수 있다.


여기서 마커의 영향을 단순히 마커를 쳐다보면 발생하는 일로 줄여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신호가 사람의 정신에 작용한다는 설정이다. 그 결과 감각이 위험을 파악하는 도구로만 남지 못한다. 적을 향해 무기를 들고 있어도, 적의 영향이 이미 무엇을 적으로 보는지에 끼어들 수 있다.


괴물의 외형만 강해지는 공포와는 다른 변화다. 눈앞의 상대를 쓰러뜨렸다고 해서 방금 얻은 정보까지 믿을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니다. 출구를 찾고 임무를 수행하려면 계속 화면과 소리에 의지해야 하는데, 바로 그 경험에 불확실함이 들어와 있다. 감각을 모두 닫고 진행할 수 없다는 것이 긴장을 유지한다.


경고 방송을 하는 일이 위험해진다

브루스 맥도널드 감독의 영화 〈폰티풀〉은 캐나다의 작은 라디오 방송국에서 시작한다. 진행자 그랜트 매지는 평소처럼 마이크 앞에 앉아 있다가 마을에서 이상한 폭력이 벌어진다는 소식을 듣는다. 바깥의 재난을 직접 보러 나가는 대신 전화와 제보를 통해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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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국의 사람들은 정보를 모아 청취자에게 알려야 한다. 그런데 사람들을 변하게 하는 것이 언어를 통해 전해진다는 사실을 알아가면서, 그들의 가장 익숙한 일이 위험해진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정확히 전하려던 말이 누군가를 해칠 수 있다. 방송을 계속할지 멈출지는 직업적인 판단인 동시에 생존의 문제가 된다.


영화에서 단어의 반복은 특히 불편하다. 말하는 사람이 같은 말에 걸려 빠져나오지 못하면, 듣는 사람은 처음에는 장난인지 당황한 것인지 판단하려 한다. 그러나 반복이 이어질수록 대화가 정상적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커진다. 말의 내용을 이해하려고 귀를 기울이는 행동 자체를 의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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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메제웍스 CEO. 배니월드,BTS월드, 세계관제작자. '현명한NFT투자자' 저자. 본질은 환상문학-RPG-PC-모바일-쇼엔터-시네마틱-게임-문화를 바라보는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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