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반칙 쓰는 빌런을 실력으로 밟아버리는 쾌감

by김동은WhtDrgon


반칙을 쓰는 상대 이기기 Defeating the Cheating Opponent:

상대의 부정한 수단이 밝혀져도 승부를 이어 가며 실력으로 그 이점까지 넘어서는 전개.


42_주사위 속의 무게_유리조각_구성주의_투명한균형실험_유리·납·황동_납추와비뚤어진주사위.png42_주사위 속의 무게_유리조각_구성주의_투명한균형실험_유리·납·황동_납추와비뚤어진주사위

베지터의 자존심, 눈먼 격투가의 훈련, 오락실 소년에게 배운 한 발

상대가 반칙을 썼다. 증거도 나왔다. 이제 승리를 선언하고 내려오면 된다. 그런데 베지터는 그 결말에 만족하지 않는다. 자신이 직접 싸워서 쓰러뜨리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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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드래곤볼 슈퍼〉에서 프로스트의 속임수가 밝혀지는 순간이다. 손오공과 피콜로를 쓰러뜨린 결과에 의심이 생기고, 몸에 숨긴 무기로 상대를 중독시켰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피콜로는 경기를 계속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베지터는 오히려 피콜로를 물러나게 하고 자신이 나선다. 프로스트가 다시 속임수를 쓰려 해도 상관없다는 태도다.


규칙대로 처리하면 끝날 일이 왜 한 번 더 싸울 일이 되는 걸까. 반칙을 썼다는 판정과, 그 반칙으로도 이길 수 없었다는 경험은 상대에게 서로 다른 패배이기 때문이다.


이겼다는 말과 이긴 모습을 보는 일

프로스트는 부당한 수단을 써서 실력을 부풀렸다. 반칙패를 선언하면 그 기록은 무효가 된다. 하지만 장면을 보던 사람에게는 아직 남은 질문이 있다. 속임수가 없었다면 어느 쪽이 더 강했을까. 혹은 속임수가 있어도 이길 수 있었을까.


베지터는 두 번째를 택한다. 프로스트가 준비한 유리함을 빼앗고 싸우기보다, 그것을 가진 채로도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 주려 한다. 그래서 대결은 오래가지 않는다. 프로스트가 다시 무기를 써 볼 틈도 없이 베지터의 공격에 장외로 날아간다.


이때 패배는 심판의 말보다 몸으로 먼저 전달된다. 프로스트는 규칙 때문에 억울하게 졌다고 주장할 여지를 잃는다. 자신이 몰래 늘려 놓은 승리의 가능성까지 상대가 한 번에 걷어 간 것이다. 베지터의 자존심이 관객에게도 시원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물론 경기 운영의 관점에서 좋은 선택은 아니다. 드러난 반칙을 그대로 허용하자는 태도는 안전과 공정성을 지키는 방법이 될 수 없다. 작품이 이 장면을 즐길 수 있게 만드는 것은 베지터에게 그 위험을 감당할 힘이 있다는 확신이다. 자신만만한 선언 뒤에 실력이 따라오지 않았다면 같은 행동은 허세나 민폐로 보였을 것이다.


그래서 이 승리에는 앞선 패배들이 필요하다. 손오공과 피콜로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보았기 때문에 프로스트의 수단이 추상적인 부정행위에 머물지 않는다. 우리가 이미 본 피해를 베지터가 짧은 행동으로 되돌려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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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메제웍스 CEO. 배니월드,BTS월드, 세계관제작자. '현명한NFT투자자' 저자. 본질은 환상문학-RPG-PC-모바일-쇼엔터-시네마틱-게임-문화를 바라보는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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