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화. 예비 아내 몰래 신혼집 잔금으로 돈을 벌었다

by서재원

잔금 2천만 원은 며칠 뒤 제자리로 돌아왔다.

민재에게는 87만6400원이 남았다.

은서는 돈이 나갔다 돌아온 줄도 몰랐다.


“주식은 이제 좀 괜찮아?”

민재는 은행 앱을 닫았다.

“응. 다 해결됐어.”

“다행이다.”

은서는 더 묻지 않았다.


민재는 이번에 얼마를 벌었는지 말해주고 싶었다.

그러려면 어디서 가져온 돈으로 벌었는지부터 설명해야 했다.

그는 수익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돈을 옮긴 날, 민재는 7퍼센트 가까이 빠진 하이닉스를 천만 원씩 두 번 샀다.

두 번째 주문이 체결되자 평균단가가 내려갔다.

그날 저녁 은서에게는 조금 샀다고 했다.

집에 들어갈 돈은 아니라고도 했다.


은서는 더 묻지 않고 소파 링크를 보냈다.

처음 마음에 들어 했던 것보다 백만 원 가까이 저렴했다.

— 이 정도면 괜찮을 것 같아.


민재는 사진을 확대했다.

팔걸이 모양만 조금 달라 보였다.

— 괜찮네.

— 그치? 그럼 이걸로 해놓을게.


다음 날 하이닉스가 반등했다.

오전 회의를 마치고 돌아왔을 때는 새로 산 물량에 전부 수익이 붙어 있었다.


성호가 의자를 밀고 왔다.

“나 어제 더 살걸.”

“삼백 샀잖아.”

“이럴 줄 알았으면 천 넣었지.”

민재도 같은 생각을 했다.

어제는 2천만 원을 옮기는 데 오래 걸렸는데, 오늘은 조금 더 넣을 수도 있었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점심 무렵, 민재는 전날 추가한 수량만큼을 팔았다.

실현이익.

876,400원.

은서가 소파를 바꾸며 아낀 돈과 비슷했다.

민재는 매매내역을 캡처했다가 누구에게도 보내지 않았다.


성호가 물었다.

“벌써 팔았어?”

“어제 넣은 건 빼려고.”

“더 갈 것 같은데.”

“그러다 못 팔지.”


말하고 나니 마음이 편해졌다.

욕심내지 않는 사람의 대답 같았다.

매도대금을 출금할 수 있는 날 아침, 민재는 2천만 원을 잔금 계좌로 돌려보냈다.


20,000,000원.

이체 완료.


잔액은 원래대로였다.

잘한 일이라고 말할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문제가 생길 일도 없어 보였다.


주말에 둘은 가구 매장에 갔다.

은서는 주문해둔 소파에 앉아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괜찮지?”

“응. 근데 처음 본 것도 다시 볼래?”

“그건 백 더 비싸.”

“오래 쓰는 건데.”

은서가 민재를 쳐다봤다.


“냉장고 삼십만 원은 그렇게 아깝다더니.”

“매일 앉는 거잖아.”

“냉장고도 매일 쓰는데.”

민재는 더 권하지 않았다.

은서는 다른 소파 쪽으로 가지 않았다.


“나는 이걸로 좋아. 아낀 돈은 쓸 데도 있고.”

“어디?”

“나 수업 알아본다고 했잖아.”


은서는 서비스 기획 교육과정 안내를 보여줬다.

일단 주말반부터 들어보고 싶다고 했다.

나중에 회사를 쉬면서 준비한다면 여섯 달은 잡고 싶다는 말도 했다.


민재는 설명회 날짜를 자기 달력에 넣었다.

그날 보기로 했던 커튼 매장은 미뤘다.

“듣고 와서 얘기해줘.”

은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집에 돌아온 민재는 증권 앱을 열었다.

하이닉스 보유분과 예수금을 합쳐 천구백만 원 정도였다.

처음 잔금용 돈을 꺼내기 전보다 많았다.


반도체 관련 영상을 보다가 레버리지 상품 설명을 눌렀다.

이번에는 자기 계좌의 돈으로도 할 수 있었다.

필요한 교육과 거래 신청 절차를 확인하고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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