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저마다 사연으로 불안과 공포, 열등감과 시기심, 수치심과 죄바카라감 등이 있을 수 있다. 그것을 드러내고 사느냐 숨기고 사느냐의 차이일 뿐, 내면의 감정 요소들로부터 완벽하게 자유롭기란 쉽지 않다. 나 역시도 그러했다. 뭐라고 확실히 표현할 수 없지만, 내 안에 무언가가가 응어리져 있는 듯한 답답함이 있었고, 어떻게 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방법은 찾고 싶었다. 그러다 내면과 마주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여러 바카라들을 만나게 되었고, 그중 처음 만났던 바카라이 독서 170차에 읽었던 <서른에 읽는 아들러>였다.
이 바카라은 프로이트, 융과 함께 ‘현대 심리학의 3대 거장’으로 불리는 알프레드 아들러Alfred Adler의 정신 의학적 관점을 재해석한 것으로 아들러의 어린 시절 트라우마와 열등감에 대해서 먼저 짚어 주었다. 몸이 약하게 태어나 불안과 열등감으로 유년기를 보냈던 아들러는 구루병을 앓아 걸음마가 느렸고 5살 때는 심각한 폐렴으로 죽음의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그때 의사가 어머니에게 "할 수 있는 것이 없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말을 곁에서 들으며 어린 나이에 적잖이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더욱이 그는 어린 동생의 죽음을 지켜본 후로 죽음의 공포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는 오랫동안 쌓인 불안과 공포, 열등감을 성장의 원동력으로 삼았고, 환자들에게 절망 대신 희망을 주는 의사가 되겠다고 다짐하며 1888년 빈대학교에서 의학 공부 후 안과 의사가 되었다. 그 후, 정신과 의사로 전향하여 개인 심리학을 창시하는 등 정신의학 분야에 큰 업적을 남겼다.
아들러의 심리학에서는 사람은 6세 전후로 인격이 형성되고, 초기 기억은 객관적 사실이 아니라 현재 자신의 생활양식이나 삶의 관점에 맞는 것만 주관적으로 선택해 기억한다고 주장했다. 아들러가 경험하고 느꼈던 죽음의 공포와 불안 그로 인해 남은 트라우마는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다만 그는 경험적 기억 중에서도 자신이 의사가 되어 더 나은 삶을 살도록 하는 기억들만 선택하여 삶의 동기를 찾았던 것이었다. 변하지 않는 사실에 대해서 부정하지도 끌려가지도 않는 삶, 그저 현재에 충실하는 삶을 택한 그가 대단하게 보이기까지 했다. 그것이 바로 아들러가 불안을 넘어설 수 있었던 이유이자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었던 방법이었으리라.
세상에는 자신이 불안한 이유를 알지 못하거나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겉으로는 아들러와 같이 현재 맞춤 선택된 기억들로 삶을 유지하고 있을지라도 가슴속 깊이, 기억 속 어두운 곳에 꼭꼭 묻어둔 아픔과 슬픔, 불안과 두려움을 꺼내기가 무서워 회피하며 애써 밝은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그 실마리를 찾고 풀어보려는 노력을 한다면 아들러와 같이 불안이나 두려움을 성장 동력으로 삼고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나의 기억에도 내가 분류하는 좋은 기억과 나쁜 기억이 있다. 그중에서 마음속 불안과 답답함, 풀리지 않았던 수수께끼의 답이 봉인하고 있었던 기억 속 저편, 어린 시절의 나에게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부터 스스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봉인했던 나의 기억을 더듬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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