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도 학습이 되는 것처럼, 스스로에게 한계를 지어주는 것도 반복되면 제 덫에 발을 잡히게 될 수밖에 없다. 새로운 시도, 아주 작은 것이라도 변화를 주기 위한 시도를 해야 한다. 그러니 마음속에 독서를 하겠다는 의지가 한 자락이라도 생겨났다면,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언제 다시 오게 될지 모를 황금 같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능동적인 선택에서 비롯된 결과는 수동적인 회피보다 달달한 보상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혹은 결과가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일지라도 능동적 선택과 활동을 통해 마음속에는 독서에 대한 거리감이 사라지고, 조금 더 해보면 되겠다는 가능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리게 될 것이다.
그 지점에서 한 가지 더 윤활유를 넣어준다면, '왜 독서를 하고 싶은가?'에 대한 이유를 찾아보는 것이다.
목적 달성에는 '동기'가 끝까지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듯이 독서라는 습관을 만드는 목적에 있어서도 반드시 해내고 싶은 이유를 새겨두면 좋다. 나의 경우는 극단적인 예이지만, 삶의 끝자락에 다다랗을 때 다시 살아보기 위해 독서라는 동아줄을 잡았고, 자신의 삶을 아낄 줄 아는 사람들은 평상시 마음을 평온하게 유지하기 위해 바카라 읽는 습관을 이어가기도 한다. 그리고, 인간관계에서 오는 다양한 감정적 문제와 신경질적 상황을 해소해 나가고자 읽는 사람들도 있고, 현재의 경제적/업무적 상황이 어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바카라을 읽기로 다짐하기도 한다. 어떠한 이유이든, 그것은 지극히 개인의 동기이고, 동기와 해내겠다는 의지가 강할수록 바카라을 더 오래 깊이 탐독하려는 능동적 노력으로 이어지게 된다.
새해 다짐이 되었든 어떠한 계기로 인한 것이든, 독서를 하겠다는 마음이 생겼다면 바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생각은 언제나 정체됨이 없이 흐르고, 또 변하기 때문에 어제 강렬했던 생각도 오늘은 바람 빠진 풍선처럼 흐물 해지고, 다른 생각에 묻혀 중요도가 희석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1화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바카라장을 정리하면서 가장 먼저 묵혀두었던 바카라들 중 가장 좋아하던 3권의 바카라으로 시작했다. 읽다 보니 옛날, 그 바카라을 읽었던 나의 모습과 생각들이 떠오르면서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삶의 회한과 자기 비하의 눈물이 아니라, 기쁨과 감사함의 눈물이었고 그마저도 흘리지 않고 삼킬 수 있었다.
생각의 전환이라는 것이 이렇게도 쉬운 것인가, 지난 2년 동안 삶과 죽음을 떠올리던 날이 무색할 정도로 며칠 사이 생동감이 느껴지는 일상이라니. 이렇게 쉬운 것일 줄 알았다면 진작에 부정적인 생각을 끊어내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살았을 텐데, 왜 그 당시에는 되지 않던 것이 지금은 가능한 것일까? 그 물음에 대한 답은 찾지 못했지만,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날을 맞이했기에 그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아 더욱 간절한 마음으로 바카라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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