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유사』에서 나오는 단군신화 속 곰이 사람이 된 이야기를 들어보셨을 거예요. 산속에서 살 던 곰은 하늘에서 내려온 환웅이 산의 질서를 세우고 다스리는 것을 보며 자신도 환웅과 같은 사람이 되고 싶으니 방법을 알려달라고 했어요. 환웅은 곰의 마음이 갸륵하여 "100일 동안 햇빛이 들지 않는 굴에서 쑥과 마늘을 먹고 나면 사람의 모습이 될 것이다."라고 말해주었죠. 곰은 곁에 있던 호랑이와 함께 동굴로 들어가 100일간 수행하기로 했습니다. 놀랍게도 100일이 되기 전, 삼칠일(21일)이 되자 곰은 여자의 몸으로 다시 태어나 웅녀가 되었지만, 호랑이는 약속을 지키지 않아 사람으로 거듭나지 못했어요.
그런데 여기서 저는 궁금해졌어요.
곰은 왜 사람이 되고 싶었던 것일까?
호랑이는 왜 사람이 되지 못한 것일까?
안타깝게도 곰이 왜 사람이 되고 싶었는지에 대한 이유는 『삼국유사』에 나오지 않았어요. 그래서 저의 관점에서 짐작컨대, 곰에게도 결핍이나 지금의 상황을 바꿔보고 싶다는 갈증이 있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간절하게 소망하는 만큼 행동에도 힘이 실리고, 인고의 시간도 참아낼 의지가 생기니 환웅이 알려준 방식을 지켜낼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요. 반면, 호랑이는 자신이 더 나은 존재로 성장하기를 바라기보다 곰이 한다고 하니 같이 해볼까 하는 동참자의 관점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힘든 시간을 견뎌야 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었을지도 몰라요. 동기가 없는 삶, 간절함이 없는 소원 그런 마음 자세로 무언가를 이루기란 어렵겠죠.
사실 저 역시도 호랑이처럼 남들 따라 살았던 적도 있고, 동기를 잃은 채 살기도 했어요. 그래서 곰의 간절함이 더욱 부러웠어요. 무엇을 위해 사람이 되고자 했던가. 환웅이 세상을 조화롭게 다스리고, 말을 통해 소통하며, 사람들이 더 발전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모습에 '사람이 되기'를 간절히 바랐는지도 몰라요. 동물은 인간보다 하등 한 존재라고 하지만, 누가 알겠어요. 인간이 발견하고 정의한 것들이 다 옳은 것은 아닐 수도 있고, 인간이 보지 못하는 무언가가 있을 수도 있잖아요. 그런 면에서 보자면 곰은 깨어 있는 동물이 아니었나 싶어요. 자신의 모습을 알아차리고, 성장할 수 있는 것이 깨어 있는 존재이니까요.
저 역시 깨어 있는 존재가 되기를 바랐어요. 과거의 미련하고 부족한 모습을 스스로 알고 있는 만큼 그 보다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되어야 한다는 갈망이 심연에서부터 뻗어 나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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