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세상에서 백 그람도 사라지지 않게 했다

그들은 나를 기어코 또 키웠다

byUbermensch



나는 휴먼 드라마를 안 본다. 가족 드라마. 감동 드라마. 따뜻하고 가슴 저미고 눈물 나는 드라마. 폭삭 속았수다라는 드라마가 한때 유행이었다. 주변에서 누가 울고 불고 뭐라고 해도 나는 누가 울고 부는 문제에 관심을 전혀 갖지 않는다. 가족 관련이라면 더욱 더. 나와 무관하기 때문이다. 어려운 사건 기록을 보며 하품을 하다 퇴근을 하고 술을 마시면서 음악을 틀고 다른 일을 하던 중 우연히 알고리즘의 선곡이 내 시청각에 잘못 흘러들었다.


애틋하지 말고 제발 울고 불지 마세요.


내가 아는 노래가 나왔다. 노래방에서 부른 적도 있었다. 별 감정 없이. 나레이션이 나왔다. 전 국민이 들썩일 때도 모른척 했던 별로 안 보고 싶던 절절한 장면이 나왔다. 안 궁금하고 안 듣고 싶던 나레이션이 들렸다. - 속이 다쳐온 딸을 위해, 그들은 나를 기어코 또 키웠다. 내가 세상에서 백 그람도 사라지지 않게 했다. - 라는. 나는 매일매일 백 그람 이백 그람 일 킬로 이 킬로 십 킬로씩 허공으로 조각나는 것 같은데. 내 사랑 내 곁에, 라는 절절한 노래. 참 좋다. 나는 드라마를 안 본다. 보기 싫다.





작가의 이전글권위와 권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