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처음인 건 고마운 거지
처서 때 싹 다 걷어간 줄 알았던 매미소리가 슬프다
때 이른보다 때 늦은이 더 미쁜 것은 시기의 발효탓
아침은 짐승처럼 덮치다가 밤은 철없이 유순해진다
모진 말들은 언제 배웠는지 능숙하고 서툶이 없다
고된 기억은 고스란히 뒤꿈치에 문자처럼 새겨진다
누군가에게 잊혀지는 것은 시간 속 안전해지는 것
망각은 망실도 아니고 실망할 일도 아닌게 분명해
다음에도 땅 속에서 밖으로 나올 이야기는 무수해
가방속에서 발견된 고무줄
무엇을 노랗게 잡아두고 싶었을까
글손님을 맞는 날인데 몸상태가 예의바르지 못하다
해가 다섯시 오십구분에 뜨고 일곱시 육분에 진다
대부분의 시간을 구름들에 가려진 채 떠 있겠지만
이것도 시련이라면 얼마나 다채롭고 현란한지 몰라
모두에게 좋은 날씨는 없고 나쁜 날씨도 없을테니
우산으로 해를 가리든 양산으로 비를 가리든
펼치는 마음은 숭고하지
접는 모습은 다소곳하지
간신히 보이는 것들이 소중해지는 날에는
아련한 기억들을 불러모아 따져 물어야지
니가 이러자고 옆구리 쿡쿡 찔렀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