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배는 똥배

이 배를 타고 저 바다를 건넌 게 너무 기특해

by이숲오 eSOOPo

알수없이 지속되는 복통에 배를 쓰다듬는다


내 손은 약손
내 배는 똥배


할머니손이 없어서 무모한 일이 아닐까 싶었으나


배 위에 닿은 손이 여러번 원을 그리자 열이 난다


작은 언덕처럼 봉긋한 배 정상에는 꼽이라는 웅덩이가 있어서 손가락이 수시로 걸린다


왜 나에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는지 모르겠어


하루하루 죽음의 무릎에 입맞추며 살아가는 이가 자주 던지는 질문은 고요하다


아무리 성호를 긋고 그 손을 입에 맞추어도 두려운


그것을 알아차리라고 나도 모르게 난 생채기가 보이고 나도 모르게 복통이 다가와 내게 말을 건다


나의 마음은 자주 쓰지 않는 바닥서랍 속 상태 같고


나의 기분은 가지도 않는 옥상 위를 훑는 바람 같고


밤새 세차게 내린 비는 그대가 썼다 찢은 편지 같고


속사정도 모르면서 허기에 구겨넣은 음식이 후회스럽다


슬픔의 성수기에는 아무도 나를 예약하지 않는다


이제껏 문지른 배가 조금은 나은 것 같기도 하고 더 아픈 것 같기도 하고 통증은 모호하고 애매하니까


분명한 건 똥배가 붉은 태양처럼 상기되었고 손가락 사이로 가는 메밀면이 빚어 나오는 기적


알수없는 통증은 다그치는 것보다 잊는 편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