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를 매듭지으면 하나가 피어난다
기술만으로 불완전한 것이 사람의 일
연약한 것이 전체를 장악한 꼴은 즐비하다
가끔씩 잊는다 아니 외면한다 그 선한 원리를
도덕이 아닌 보편의 신비를
그러니까
세상은 겉으로는 나아가나 안으로는 거꾸로 간다
고전이 잘 읽히지 않는 것은 머리가 주바카라없이 가슴 앞에 냉큼 자리한 탓이다
비가 세차게 내린다
가을을 어서 내놓으라는 비인지
가을을 서둘러 보내려는 비인지
비는 길을 잃고 눈물처럼 변명을 쏟아낸다
후련한 하늘이 새침하다 구름도 대충 깔고 아침을 느리게 내놓는다 하늘도 해장이 필요하고 위로가 절실한 줄 몰라줘서 미안하다
오늘은 어떤 퍼즐일까
어제의 남은 조각들이 오늘의 빈곳을 채워줄까
퍼즐은 힌트를 준다 퍼즐이 완성된 이후에 준다 얄미운 습성이다
줌의 화면은 거울 같아서 종이에 이름을 적어 들어 보이자 거꾸로 보인다 거울을 통해 보여주거나 종이에 거꾸로 써서 보여주어야 하나 망설인다 사실 그럴 필요가 없다 내가 글자를 마주하고 종이 뒷면을 카메라에 가까이하면 희미하게 바로 보인다
저에게 보여주려 애쓰지 마시고
당신만 보시면 됩니다
그래야 제대로 제가 볼 수 있다니까요
이는 당연한데 놀랍다
내가 나를 온전히 바라볼 때 상대도 읽어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