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는 이미 시작됐다
줄다리기라고 했지만 모두가 같은 방식으로 싸우지는 않는다. 어떤 사람은 밀리고, 어떤 사람은 버티고, 어떤 사람은 판을 뒤집는다.
전투의 양상은 다르지만 패턴은 있다. 그리고 그 패턴은 생각보다 선명하다. 당신의 오늘 하루를 떠올려보면, 아마 그 안에서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처음에는 야근이 가끔이었다. 그러다 가끔이 자주가 됐고, 자주가 당연히 됐다. 퇴근 후 8시간은 어느새 씻고, 먹고, 쓰러지는 데 다 쓰인다. 하고 싶은 일을 생각할 여백이 없는 게 아니라, 그 여백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잊어버린다.
해야 하는 일이 하고 싶은 일을 먹어 들어가는 방식은 늘 이렇게 조용하다. 서서히, 납득할 수 있는 이유들을 달고, 하루씩. 드라마틱하지 않아서 더 위험하다. 어느 날 문득 내가 뭘 좋아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잠식이 꽤 깊이 들어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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