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서류 가방에는 늘 미래가 들어있었다.

bymaus x maus

얼마 전 영상 리서치를 하다 삼성생명 유튜브 영상을 봤다. 꽤나 신선한 충격이었다. 실사 촬영이 아닌 생성형 AI가 빚어낸 유려한 영상미도 놀라웠지만, 무엇보다 내 마음을 건드린 건 메시지였다. 보험을 단순히 '사고 뒤의 수습'이 아닌, 일상의 건강과 자산을 아우르는 삶 전체의 관리로 정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영상을 보며 나는 문득, 평생을 보험인으로 사셨던 나의 아버지를 떠올렸다.


스크린샷 2026-04-30 오후 7.43.50.png이런 느낌

내 기억 속 아버지는 늘 정갈한 서류 가방을 든 ‘보험회사 과장님’이었다. 여의도 한복판에 우뚝 솟은 멋진 빌딩이 그 회사의 상징이었지만, 내게 그곳은 뜬금없이 떨어지던 발령장과 잦은 이사의 발원지였다. 서울, 인천, 춘천을 거쳐 포항까지. 적응할만하면 다시 짐을 싸야 했던 유년 시절, 내 손에 남은 건 텅 빈 주소록과 낯선 도시의 풍경뿐이었다.


당시 아버지가 믿었던 보험의 본질은 철저한 준비와 대비였다. 현장에서 수많은 사고를 목격하셨던 아버지는 "운전하면 큰일 난다"는 엄격한 경고를 나와 형에게 가르치셨고, 덕분에 나는 서른이 넘어서야 겨우 면허를 땄다. 아버지는 혹시 모를 불행으로부터 일상을 지키기 위해 항상 준비해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셨다.


하지만 유튜브 광고를 보며 기존에 내가 알던 보험이 서 있는 자리가 완전히 달라졌음을 느꼈다. 이제 보험은 불안한 미래를 위해 오늘을 인내하는 '대비바카라'에만 머물지 않는다. AI 기술이 우리 삶의 일 부분을 하나하나 차지하듯 이제는 아버지와 같은 사람은 필요 없고 오롯이 데이터와 기술로 보험회사가 진화하고 있는 거 같았다..


빠르게 변하는 산업의 진화를 지켜보며 문득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세상의 언어가 이토록 유연하게 바뀌는 동안, 나는 나의 삶을 그만큼 주도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걸까? 반성하게 된다.


곧 아버지생신이다. 이번 주말엔 아버지가 계신 김포로 향한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 묵묵히 '대비'의 시대를 살아오신 나의 아버지. 이제는 시대의 언어가 된 기술 보다 더 따스했던 아버지의 든든한 준비에 대해, 이번에는 내가 아버지를 남은 삶을 곁에서 같이 아들로서 도와 드리고 싶다는 감사의 답장을 건네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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