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SpaceX가 1조 7,700억 달러(약 2,400조 원)라는 엄청난 기업 가치를 인정받으며 750억 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단행합니다. 올해 말에는 앤트로픽(Anthropic)과 오픈AI(OpenAI)도 줄줄이 상장을 앞두고 있죠.
이처럼 몸값이 천문학적인 기업들이 증시에 입성하면서, 인덱스(지수) 제공업체들이 이 거물들을 어떻게 자신들의 펀드에 편입할지를 두고 연일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인덱스 펀드는 특정 주식을 '언제, 어떤 기준으로 지수에 추가할지' 결정하는 엄격한 편입 기준을 따릅니다.
예를 들어, 기존의 러셀 1000(Russell 1000) 지수는 전체 주식 중 최소 5% 이상이 시장에서 실제 거래 가능한 유통 주식(Float)이어야만 지수에 편입시켰습니다. 하지만 SpaceX가 이번 IPO에서 선보이는 유통 주식 비중은 약 4%에 불과합니다. 그러자 지수 산정 기관인 FTSE 러셀은 SpaceX를 들여오기 위해 냉큼 편입 기준을 바꿔버렸습니다. 나스닥(Nasdaq) 역시 매년 12월 정기 변경 때까지 기다리는 대신, 대형 IPO 기업은 상장 후 단 7일 만에 초고속으로 지수에 편입할 수 있도록 규정을 수정했습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모든 지수 제공업체가 SpaceX나 앤트로픽, 오픈AI를 펀드에 서둘러 태우려고 룰을 바꾸는 건 아닙니다. S&P 글로벌(S&P Global)은 최근 "기존 대형주 및 메가캡 지수 방법론에 어떠한 변경도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다시 말해 SpaceX나 오픈AI 같은 기업들이 S&P 500 지수에 이름을 올리려면, 상장 후 최소 12개월을 버텨야 하고 까다로운 수익성 지표도 만족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투자자들은 나스닥과 FTSE 러셀의 행보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지수 기관들이 규정까지 뜯어고친 진짜 목적이 인덱스 투자자들의 돈을 강제로 쥐어짜 내 고평가된 SpaceX의 주식을 사주게 하려는 데 있다고 믿습니다.
한마디로, 패시브 인덱스 투자자들이 초기 투자자나 내부자들의 '탈출 유동성(Exit Liquidity, 비싸게 팔고 나갈 수 있게 받쳐주는 매수세)'으로 이용당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일리 있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평범한 개인 투자자에게 실제로 얼마나 큰 타격을 줄까요? 데이터를 통해 직접 확인해 보겠습니다.
보통 인덱스 기관이 새 종목을 지수에 추가할 때, 그 비중은 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식의 총가치(유통 시가총액)를 기준으로 정합니다. 이번 IPO를 통해 시장에 풀리는 SpaceX의 유통 주식 가치는 약 750억 달러입니다. 미국 주식 시장 전체(약 70조 달러 규모)를 추종하는 뱅가드의 전체 주식시장 ETF인 VTI를 기준으로 보면, SpaceX가 차지하는 비중은 겨우 0.11% 수준입니다.
하지만 모든 지수가 이렇게 단순하게 유통 시총 대로만 비중을 나누는 것은 아닙니다. 금융학자 캠벨 하비(Campbell Harvey) 교수가 지적했듯이, 나스닥 100 지수는 SpaceX의 비중을 유통 가치의 3배(하비 교수 추정치로 약 2,700억 달러)로 뻥튀기해 반영하도록 규칙을 바꿨습니다. 나스닥 100 지수의 총 시가총액이 약 40조 달러임을 감안하면, SpaceX는 지수 내에서 약 0.68%라는 작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게 됩니다.
이것을 실제 돈으로 환산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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