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AI를 모른다 : 엔지니어링 연구 노트 1
10년간 AI 필드에서 살아온 인문학자의 관점에서, 최근 마주친 AI 관련 자료 중 기록해 둘 가치가 있어 보이는 것들을 다룬다. 학술 논문일 때도 있고, 업계 최전선의 관찰일 때도 있고, 인문학적 사유일 때도 있다. 어느 쪽이건, AI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는 이야기이길 바라며 기록으로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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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만드는 비용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코드가 그렇고, 글과 이미지, 영상이 그렇다. 만드는 행위 자체가 공짜에 가까워진 세계에서, '만드는 사람'의 일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
2026년 4월 런던에서 열린 AI Engineer Europe. OpenAI의 라이언 로포폴로(Ryan Lopopolo)는 '하네스 엔지니어링(Harness Engineering)'이라는 주제로 무대에 올랐다. 9개월간 오직 AI 에이전트로만 소프트웨어를 빌드해 온 현장의 기록이다. 그가 던진 명제는 파격적이다.
"코드는 공짜다(Code is free)."
이것은 비단 코드에 관한 이야기이자, 동시에 코드 너머의 이야기다. 생산의 경제학이 뒤집힌 세계에서 우리가 마주할 미래. 이 글이 따라가 보려는 길이다.
AI에게 일을 맡기는 방식은 지난 몇 년간 이름을 바꿔가며 진화했다. 처음에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었다. AI에게 어떻게 말을 걸어야 좋은 답을 얻는지 겨루는 기술이었다. 다음은 '컨텍스트 엔지니어링'의 시대였다. 질문 하나에 어떤 정보를 함께 얹어줄 것인지가 관건이었다. 그리고 최근 등장한 이름이 바로 '하네스 엔지니어링(Harness Engineering)'이다.
하네스(harness)는 원래 말에 씌우는 고삐나 안장 같은 마구(馬具)를 뜻한다. 말이 제대로 달릴 수 있게 해주는 장비의 총칭이다. AI 업계에서 이 단어는 에이전트가 일할 수 있도록 받쳐주는 환경 전체를 가리키게 되었다. 에이전트에게 주어지는 규칙, 도구, 검사 장치, 리뷰 방식은 물론 작업 공간의 구조까지 전부 포함하는 개념이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 '문장 하나를 잘 다듬는 기술'이었다면, 컨텍스트 엔지니어링은 '작업 하나를 잘 설계하는 기술'이었고, 하네스 엔지니어링은 '조직 전체가 AI와 함께 일할 수 있는 체계를 짓는 기술'이다. 범위는 계속 넓어지고 깊어지는 중이다.
라이언은 자신을 이렇게 소개한다.
"지난 9개월 동안 오직 에이전트로만 소프트웨어를 빌드해 왔다.
나는 토큰 빌리어네어(token billionaire)다."
하루에 에이전트가 뱉어내는 글자, 그러니까 토큰의 양이 10억 개. 금액으로 환산하면 하루 1,000달러 이상이다. 그는 팀원들에게 코드 편집기를 아예 열지 못하게 했다고 한다. 오직 AI 모델을 통해서만 작업하도록 습관을 강제로 바꾼 것이다. 이 한 장면이 2026년 현재 프런티어 현업이 어디쯤 와 있는지 보여준다.
"Code is free. It's free to produce, free to refactor,
and it is not a thing to get hung up on anymore."
코드는 공짜다. 만드는 것도 공짜, 고쳐 쓰는 것도 공짜,
더는 매달릴 대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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