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최고야

참을 수 없는 가벼움 V

by왕고래

<한국 여배우 미모 원탑>


한 커뮤니티 게시글의 제목이다. 배우 고윤정의 사진이 여러 장 있고, 댓글에는 '반박불가, 원탑은 아닌 듯'과 같은 말들이 있다.


뭐든 '최고'를 가리려는 습관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드라마, 연예인, 운동선수, 무엇이 됐든 그 머릿속엔 최고의 자리가 정해져 있고, 아직 빈자리가 있다면 '반박할 수 없는' 최고를 찾아서 배치하는 이들.


"이 유튜버 우연히 봤는데 노래 잘하더라."
"야, 노래는 박효신이야. 유튜버고 나발이고 효신이 형한테는 안 돼."

"아니 그건 아는데, 음색이 꽤 매력적이더라고."
"박효신 실제로 부르는 거 들으면 생각 바뀔걸?"

"더 잘한다는 게 아니라, 생각보다 좋아서 몇 번 들었다고."
"귀가 맛이 갔네. 걍 박효신이야. 뭐, 나얼 정도면 모를까."


이미 정해놓은 최고가 있으니 혹여 다른 후보가 등장하면 그에 견줄 수 없음을 증명하느라 바쁘다. 그래서 상대의 선호나 취향을 입체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당연히 이런 식의 대화가 길어지면 논쟁이 되기도 쉽다. "어디 한번 깨 봐"라는 식으로 버티기 때문이다. 가볍게 꺼낸 소재도 예외가 없다. 재밌게 본 영화, 좋아하는 가수, 어제 산 운동화까지.


"어제 운동화 하나 질렀는데 생각보다 편하네?"
"나이키?"

"아니, 아디다스에서 행사하길래."
"후... 담에는 그냥 나이키 사."


이들은 카테고리마다 필승 카드가 정해져 있다. 항목명이 입력되면 자판기에서 스낵이 밀려 나오듯 그에 맞는 카드가 튀어나온다. 혹여 상대방이 그 카드에 관심을 안 보이면, 이번엔 상대의 선택을 툭툭 건드려 자신의 투견장으로 끌어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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