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이 아부가 되어 있을 때

고집스러운 염세 I

by왕고래


긴 세월 반복되는 장면이 있다.


새로운 관계가 시작될 때, 다른 조직의 구성원이 되었을 때, 나는 이따금 아부꾼이 된다. 잘 보이기 위해 애쓰는, 입 발린 말을 하는, 그 속내가 의심되는 사람 말이다.


칭찬하는 말버릇 때문이다. 나는 칭찬이 헤픈 사람이다.


칭찬하다:
좋은 점이나 착하고 훌륭한 일을 높이 평가하다. <네이버 국어사전>


누군가는 칭찬을 다른 의도를 숨긴 행위처럼 받아들였다.


처음 이런 일을 겪었을 때, 나는 그 이유가 일종의 당황스러움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나 역시 누군가로부터 칭찬을 받으면 얼굴이 후끈거리거나, 혹은 나를 잘 모르기 때문에 하는 말이라고 생각하며 손사래를 칠 때가 있기 때문이다.


“너무 아부성 멘트 아닌가요?”


하지만 긴 시간 같은 장면을 만나면서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스스로도 헷갈릴 지경에 이르렀다. 나는 아부꾼인 걸까.


아부하다:
남의 비위를 맞추어 알랑거리다. <네이버 국어사전>


돌아봤을 때, 적어도 그 대상으로부터 뭔가 얻아내기 위해 칭찬을 하진 않았다. 사실 이들은 나에게 줄 수 있는 게 딱히 없다. 가깝지 않은 상대에게 뭔가 얻고 싶지 않아서다. 신세 지는 느낌이 오히려 불편하다. 설령 얻어야 할 게 있을 때는 오히려 담백하게 그것만을 청하는 게 승낙과 거절 모든 면에서 수월하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왕고래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그렇게 돌아간 바다에서, 고래는 다시 바다가 된다.

1.7만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총 45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12화언젠간 이해하게 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