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집스러운 염세 I
긴 세월 반복되는 장면이 있다.
새로운 관계가 시작될 때, 다른 조직의 구성원이 되었을 때, 나는 이따금 아부꾼이 된다. 잘 보이기 위해 애쓰는, 입 발린 말을 하는, 그 속내가 의심되는 사람 말이다.
칭찬하는 말버릇 때문이다. 나는 칭찬이 헤픈 사람이다.
칭찬하다:
좋은 점이나 착하고 훌륭한 일을 높이 평가하다. <네이버 국어사전>
누군가는 칭찬을 다른 의도를 숨긴 행위처럼 받아들였다.
처음 이런 일을 겪었을 때, 나는 그 이유가 일종의 당황스러움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나 역시 누군가로부터 칭찬을 받으면 얼굴이 후끈거리거나, 혹은 나를 잘 모르기 때문에 하는 말이라고 생각하며 손사래를 칠 때가 있기 때문이다.
“너무 아부성 멘트 아닌가요?”
하지만 긴 시간 같은 장면을 만나면서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스스로도 헷갈릴 지경에 이르렀다. 나는 아부꾼인 걸까.
아부하다:
남의 비위를 맞추어 알랑거리다. <네이버 국어사전>
돌아봤을 때, 적어도 그 대상으로부터 뭔가 얻아내기 위해 칭찬을 하진 않았다. 사실 이들은 나에게 줄 수 있는 게 딱히 없다. 가깝지 않은 상대에게 뭔가 얻고 싶지 않아서다. 신세 지는 느낌이 오히려 불편하다. 설령 얻어야 할 게 있을 때는 오히려 담백하게 그것만을 청하는 게 승낙과 거절 모든 면에서 수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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