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카 4th - 미놀타 Capios 150S
앞서 소개해 드린 올림푸스 XA나 미녹스 35를 떠올려 볼까요?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앙증맞은 크기에 감탄하면서도, 초점을 맞추거나 노출을 신경 써야 해서 "아, 필카는 역시 좀 어렵나?" 하고 쫄았던(!) 적이 있으실 겁니다.
그렇다면 오늘 소개할 녀석을 주목해 주세요. 기술이 발전하고 발전해, 필름 시대의 가장 마지막에 도달해서야 탄생한 ‘완전 자동 포켓 카메라’ 중 가장 작은 모델, 바로 미놀타 Capios 150S입니다.
사람들은 작은 카메라를 보면 으레 성능부터 의심하곤 합니다. "이 작고 얇은 게 얼마나 잘 찍히겠어?" 하지만 시험기간 도서관에 무거운 전공서적을 바리바리 싸 들고 가본 대학생이라면, 그리고 며칠씩 배낭여행을 떠나본 사람이라면 잘 압니다.
여행에서 가장 좋은 카메라는 '가장 비싸고 무거운 카메라'가 아니라, '내 주머니 속에서 부담 없이 가장 오래 맴도는 카메라'라는 사실을요. 미놀타 Capios 150S를 처음 손에 쥐었을 때, 제 입에서 가장 먼저 튀어나온 단어는 의외로 '카메라'가 아니었습니다. "이거 완전 TV 리모컨인데?" 손바닥 위에 올려두면 조그만 리모컨을 조금 줄여 놓은 듯한 크기입니다.
지금 우리가 쓰는 스마트폰과 비교해도 훨씬 작게 느껴지죠. 높이는 35mm 필름 한 롤의 세로 길이와 크게 다르지 않고, 올림푸스 XA나 미녹스 35보다 약간 두껍고 조금 길 뿐입니다. 여행 가방 한쪽에 툭 던져 넣어도 존재감을 느끼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 작고 귀여운 몸체 안에는 미놀타가 필름 시대의 종말을 앞두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한 가지 욕심이 숨어 있습니다. 바로 37.5-150mm라는 엄청난 '4배 줌렌즈'입니다. 광각으로 넓은 풍경을 담다가도, 손가락 하나로 곧바로 망원을 당겨 저 멀리 있는 사람의 표정을 끌어올 수 있다는 뜻이니까요. 여행은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셔터를 누르는 우리보다 풍경은 항상 조금 더 빠르게 지나갑니다. 그래서 렌즈를 교환할 시간도, 가방의 짐을
늘릴 여유도 없습니다. 제조사들은 여행용 줌카메라를 만들 때 항상 '하나를 얻기 위해 하나를 포기'하는 타협을 합니다. 대부분의 제조사가 포기하는 것은 바로 '조리개의 밝기'입니다.
Capios 150S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최대 망원인 150mm에서는 조리개 값이 F11.9까지 어두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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