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카 4th - 권총을 닮은 셀비 리볼버(Selby Revolver)
6월을 목전에 두고 벌써 낮 기온이 30도를 훌쩍 넘어가고 있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숨이 턱 막히는 더위. 올여름은 또 얼마나 혹독하려나 슬그머니 걱정이 앞서다가도, 되려 이 계절에 어울리는 오래된 카메라 하나를 떠올리며 묘하게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뭉게구름이 새하얗게 피어오른 파란 하늘, 싱그러움이 짙어지다 못해 눈이 시린 초록의 풍경들.
그리고 그 찬란한 계절 속으로 대바카라 없이 뛰어든 청춘의 이마에 맺힌 송골송골한 땀방울.
마치 오래된 청춘드라마의 한 장면을 베어 문 듯한 설렘이, 이 작은 플라스틱 기계 하나에서 몽글몽글 피어오르기 때문이다.
처음 이 녀석을 품에 안았을 때, 머릿속을 스친 이름은 당연히 토이카메라의 대명사인
로모(Lomo) 사의 '액션샘플러'였다. 가볍다 못해 문방구 장난감 코너에서나 볼 법한 완구 같은 몸체에,
전면에 조르륵 박힌 4개의 눈이 영락없이 닮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본 검은 바디 위에는 낯설고 이국적인 이름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제조사명은 '셀비(Selby)', 그리고 모델명은 '리볼버(Revolver)'였다. 그 이름을 가만히 읊조리는 순간,
마음속으로 무릎을 탁 쳤다. 4개의 렌즈를 나란히 배치해 두고 권총의 이름을 붙여주다니,
참 낭만적인 작명 센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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