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카 4th - 미놀타 a-7000과 떠난 산바카라
잔소리에 등 떠밀려 마주한 5월의 아침
이른 아침부터 머리맡을 울리는 것은 알람 소리가 아니라 곁을 지키는 이의 따가운 잔소리였습니다. 부쩍 무거워진 몸무게에 대한 경고이자, 눈부신 5월의 봄날을 그저 집안의 공기와 맞바꾸지 말라는 채근 섞인 요청이었다.
사실 그 이면에는 '나와 함께 이 계절을 걸어달라'는 반협박조의 애정이 듬뿍 담겨 있음을 알기에, 못 이기는 척 무거운 몸을 일으켜 신발 끈을 묶었다.
흔쾌히 따라나서는 척 연기했지만, 나의 머릿속은 이미 점찍어둔 목적지로 갈 준비로 분주했다. 구 안동역(2020년 서쪽으로 이전하면서 폐역이 된) 인근, 이제는 기차의 기적 소리가 멈춰버린 옛 기차 레일이 마을의 실핏줄처럼 지나가던 운흥동 골목길로 향했다. 산바카라이라는 근사한 핑계 뒤에 '포토워크(Photo Walk)'라는 사심을 가득 채우고 나니, 어느덧 나의 입가에도 콧노래가 새어 나왔다.
5월의 시작과 함께 찾아온 아침은 더없이 맑았다. 간간이 꽃가루가 눈앞을 어지럽히며 존재감을 과시했지만, 하늘의 파란색은 수채화 물감을 갓 풀어놓은 듯 투명했고, 이 투명한 빛의 결을 온전히 받아내려면 어떤 도구가 어울릴까 고민하다 제습함 깊숙한 곳에서 미놀타(Minolta) a-7000을 꺼내 들었다.
1985년생, 마흔을 바라보는 이 낡고 바스러지는 플라스틱 덩어리는 현대 카메라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위대한 혁명이자, 오늘 내가 담고 싶은 5월의 맑은 색감의 운흥동을 가장 잘 담아줄 친구이기 때문이었다.
50mm, 인간의 시선을 닮은 정직한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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