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카 4th - CONTAX RTS 봉정사로 돌아가는 시간
뉴스의 문장들은 언제나 건조하게 계절을 전한다.
남쪽에서 매화가 피었다는 소식도, 그저 지나가는 정보처럼 흘러갈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날의 문장은 이상하게 오래 머물렀다.
아직 차가운 공기 속에서 먼저 피어나는 꽃의 시간은, 늘 나를 조용히 흔들어 놓는다.
나는 그렇게 운전대를 잡았다. 목적지는 이미 오래전부터 정해져 있었던 것처럼 선명했다.
봉정사. 그곳은 나에게 장소라기보다 하나의 상태에 가까웠다. 일이 풀리지 않을 때, 사람 사이에서 방향을 잃었을 때, 설명하기 어려운 피로가 몸을 감쌀 때면 나는 그곳으로 향했다.
산내음과 새소리, 그리고 오래된 나무가 지닌 침묵 속에서 한참을 앉아 있으면,
내가 다시 나로 돌아오는 감각이 있었다.
그래서 봉정사는 언제나 ‘다시 돌아가는 곳’이었다.
하지만 꽃을 이유로 그곳을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차에서 내려 흙길을 밟는 순간, 이미 알고 있는 풍경임에도 불구하고 어딘가 낯설었다.
아마도 계절 때문일 것이다. 겨울의 끝과 봄의 시작이 겹쳐 있는 공기 속에서,
사물들은 자신이 속한 시간을 잠시 잊은 듯 보였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나는 카메라를 꺼냈다.
그날의 선택은 분명했다.
Contax RTS.
첫 번째 플래그십 아래에 놓인 첫 번째 중급기 같은 포지션 하지만 플래그십이라고 지칭되는. 누군가는 애매한 위치라 말할지도 모르지만, 나에게 이 카메라는 오히려 그 중간의 균형 때문에 더 또렷하게 기억된다.
Contax 139 Quartz보다 분명히 크고, 더 각이 져 있으며, 손에 쥐었을 때 묵직하게 중심을 잡아준다.
그 묵직함은 부담이 아니라 신뢰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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