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를 이야기로 써라
– 문제 정의문의 서사 구조

2026 All-Day-Project (131/365)

byJamin

도넛을 사는 농부의 문제 정의법

서론: 농부가 씨앗을 고르는 법

1장. 아이디어는 유혹이다 – 문제로 치환하라

2장: 현상과 원인을 분리하는 용기

3장: 5 Why로 내려가고, JTBD로 다시 올라오기

4장: 문제를 이야기로 써라 - 문제 정의문의 서사 구조 (이 글)

5장: 문제를 쪼개라 - Zoom in/Zoom out


프롤로그: 농부가 마을 사람들에게 말하는 법

농부는 드디어 문제의 근본 원인을 찾아냈습니다.

“북쪽 밭 3평은 물빠짐이 나빠서 콩 뿌리가 썩고 있었고, 남쪽 밭 2평은 그늘져서 일조량이 부족했구나.”

이제 그는 마을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 합니다. 그런데 농부가 이렇게 말하면 어떨까요?


“북쪽 3평, 물빠짐 나쁨, pH 6.2, 뿌리 부패율 34%. 남쪽 2평, 일조량 4시간, 엽록소 농도 0.32mg/g.”

사실은 맞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움직이지 않을 것입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래서 우리가 뭘 어쩌라고?”라는 표정을 지을 겁니다.


반면, 이렇게 말하면 어떨까요?

“우리가 이 콩을 살리지 않으면, 가을 수확이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 마을은 겨울 내내 콩나물국도 못 끓여 먹게 됩니다. 지금 당장 북쪽 밭 배수로를 파고, 남쪽 밭에 반사판을 설치해야 합니다.”


이제 사람들은 움직입니다. 왜일까요?

데이터가 아니라 이야기가 사람을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PM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훌륭하게 문제를 분석해도, 그것이 이야기의 형태를 갖추지 않으면, 이해관계자들은 공감하지 않고, 팀은 움직이지 않습니다. 이 장에서는 문제 정의를 ‘이야기’로 만드는 법을 배웁니다.


1. 왜 문제 정의는 이야기여야 하는가?

문제 정의문을 쓰는 목적은 단순히 문제를 ‘기록’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사람들을 설득하고, 행동으로 이끌고, 자원을 할당받기 위한 도구입니다.


잘 쓴 문제 정의문은 다음 세 가지를 동시에 달성합니다.

공감을 얻는다 – “아, 우리가 정말 그런 고객을 겪고 있지!”

긴급성을 느끼게 한다 – “이걸 지금 안 하면 큰일 나겠다.”

액션의 방향을 제시한다 – “그럼 우리가 뭘 해야 하지?”가 자연스럽게 떠오름.


반대로, 나쁜 문제 정의문은 이렇습니다.

“사용자 경험을 개선해야 합니다.” (너무 추상적)

“로그인 버튼이 작아서 문제입니다.” (해결바카라에 가까움, 근본 문제 아님)

“지난달 전환율이 5%p 떨어졌습니다.” (이유와 영향 없음)


이제 좋은 문제 정의문이 어떤 구조를 가져야 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2. 문제 정의문의 서사 구조: 주인공, 역경, 보상

좋은 문제 정의문은 마치 영화 시놉시스와 같습니다.
다음 세 가지 요소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합니다.


1) 주인공 (고객/사용자) – 누구의 문제인가?

“신규 사용자”
“월 3회 이상 결제하는 활성 사용자”
“CS 문의를 하는 고객 중 60%”

문제의 주인공을 구체적으로 특정해야 합니다.

“사용자”라고만 하면, 너무 넓어서 아무도 자기 일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2) 역경 (문제의 구체적 상황) –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회원가입 과정에서 70%가 이탈한다”
“원하는 정보를 찾기 위해 평균 5분 이상 소요된다”
“결제 직후 에러 메시지를 보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측정 가능한 현상이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2장에서 배운 현상 중심으로)


3) 보상 (문제를 해결하면 얻을 수 있는 것) – 왜 지금 해결해야 하는가?

“하루 평균 500명의 잠재 고객을 되살릴 수 있다”
“CS 비용을 월 300만원 절감할 수 있다”
“사용자 만족도가 20%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상은 숫자일 수도 있고, 혹은 ‘브랜드 신뢰도 향상’처럼 정성적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문제를 풀면 세상이 어떻게 좋아지는지 보여주는 것입니다.


3. 문제 정의문 템플릿 (세 가지 버전)

버전 1: 기본형 (가볍게, 빠르게)

[주인공]은 [현상] 때문에 [부정적 결과]를 겪고 있다.

예: “신규 사용자는 5분짜리 회원가입 절차 때문에 70%가 중간에 이탈하고 있다.”


버전 2: 표준형 (팀 공유용)

[기간] 동안 [측정 가능한 지표]가 [변화량]만큼 [악화/부족]하다.
이는 [구체적인 영향]을 초래하며, 원인은 [근본 원인 가설]로 추정된다.
해결되지 않으면 [장기적 결과]가 예상된다.

예:
“지난 3개월간 신규 사용자 가입 전환율이 20%에서 10%로 하락했다.
이는 일일 평균 500명의 잠재 고객 손실을 의미한다.
원인은 회원가입 폼이 10개 필드로 구성되어 평균 5분 소요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해결되지 않으면 연간 15만 명의 사용자를 잃게 되어 성장 목표 달성이 불가능할 것이다.”


버전 3: 스토리텔링형 (임원 보고, 투자 유치 등)

[주인공]은 [하고 싶은 일]을 하려고 한다.
하지만 [장벽]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하고 [부정적 감정/행동]을 경험한다.
만약 [문제가 해결된다면], [주인공]은 [더 나은 상태]가 될 것이며, 우리 비즈니스는 [이득]을 얻게 된다.


예:
“민철(28세, 온라인 게임인)은 퇴근 후 새로운 취미를 찾고 싶다.
그는 ‘원데이 클래스’ 앱을 다운로드했지만, 회원가입을 하려니 이름, 전화번호, 주소, 신용카드까지 요구한다.
그는 ‘벌써 결제를 해야 하나?’라는 부담감에 앱을 삭제해버린다.

만약 민철이 전화번호만으로 10초 만에 주변 클래스를 둘러볼 수 있다면, 그는 쉽게 수업을 찾고 결제까지 이어질 것이다. 우리는 이런 사용자를 연간 10만 명 더 확보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세 가지 버전을 골라 쓰면 됩니다.

중요한 것은 핵심 구조(주인공-역경-보상) 가 항상 들어가는 것입니다.


4. 실제 사례: 나쁜 문제 정의 vs 좋은 문제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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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가 느껴지시나요? 좋은 예는 구체적인 인물, 숫자, 감정, 결과를 모두 담고 있습니다.


5. 오늘부터 할 수 있는 작은 실천

실천 1: 기존 문제 정의를 ‘이야기’로 다시 쓰기

당신이 지금 고민하고 있는 문제 하나를 골라보세요.
그것을 위의 세 가지 템플릿 중 하나로 다시 써보세요.
처음에는 어색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연습이 필요합니다.


실천 2: 주인공에게 이름 붙이기

‘사용자’ 대신 ‘민철’, ‘수진’, ‘영희’ 같은 가상의 이름을 붙여보세요.
이름이 붙으면 갑자기 그 사람의 상황이 구체적으로 상상됩니다.


실천 3: 문제 정의문을 팀에 읽어보고 반응 보기

당신이 쓴 문제 정의문을 팀 회의에서 소리 내어 읽어보세요.


팀원들의 표정이 어떤가요?

무표정이라면, 너무 건조하거나 추상적인 것입니다.

“아, 맞아!”라는 반응이 나온다면, 성공입니다.


에필로그: 농부가 마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법


농부는 결국 마을 사람들을 움직여야 합니다. 혼자서 배수로를 팔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가 단순히 “물빠짐이 나빠서 pH가 6.2입니다”라고 말하면 아무도 삽을 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가 이렇게 말하면 상황이 바뀝니다.


“우리 아이들이 겨울에 콩나물국을 먹지 못하게 하고 싶습니까?
지금 당장 배수로를 파면, 가을 수확이 두 배가 됩니다.
저는 북쪽 밭을 맡겠습니다. 누가 남쪽 밭을 맡아주시겠습니까?”

이제 사람들은 움직입니다.


PM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완벽한 분석도, 이야기가 아니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움직이지 않으면, 문제는 절대 해결되지 않습니다.


진짜 농부는 말합니다.

“숫자로 말하지 말고, 이야기로 말하라. 숫자는 머리를 움직이지만, 이야기는 가슴을 움직인다.”

이것이 ‘도넛을 사는 농부’의 네 번째 성명절기입니다.



다음 장 예고:
5장에서는 ‘문제를 쪼개라 – Zoom in/Zoom out’을 다룹니다. 하나의 거대한 문제를 다루기 쉬운 단위로 나누는 법, 그리고 너무 작게 쪼개서 전체 그림을 놓치지 않는 법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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