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이 발에 붙던 날

by슈릭밤


축구가 너무 좋아서 동호회에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나가던 때가 있었다.


2002년 월드컵 이후였다.


공을 차는 날이면 일주일이 즐거웠고, 조금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다음 경기를 기다렸다.


그러다 조기축구팀에서 나보다 훨씬 나이 많은 형님들과 뛰게 되었다.


그중에는 40대 중반인데도 킥과 체력이 놀라운 분이 있었다. 처음에는 선수 출신인 줄 알았다. 그런데 평소에 하체와 복근 운동을 꾸준히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말이 오래 남았다.

나도 다리 운동을 시작했다.


몇 달 뒤, 운동장에서 몸이 달라지는 것을 느꼈다. 조금 더 오래 뛰게 되었고, 공을 다룰 때도 전보다 여유가 생겼다. 잘하고 싶다는 마음은 다시 배움으로 이어졌다.


코치에게 기본기를 배웠다.

인사이드 패스, 공을 받는 자세, 킥, 슈팅, 몸의 중심.


경기 중에는 생각할 시간이 없다. 공이 오면 몸이 먼저 반응해야 한다. 그래서 기본기는 머리로 아는 것이 아니라 몸에 남을 때 비로소 힘이 된다.


좋아하는 일에 빠져본 사람은 안다.

반복이 지루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어제보다 공이 조금 더 편하게 느껴지고, 시야가 조금 더 넓어지는 날이 온다는 것을.

하지만 축구는 욕심의 대가도 알려주었다.


더 뛰고 싶었던 날, 무릎은 내 마음보다 먼저 멈춰야 한다고 말했고, 결국 큰 부상을 겪었다.

그때 알았다.


운동은 한 번 잘하는 일이 아니라 오래 즐기는 일이라는 것을.

무리하지 않고, 몸의 신호를 듣고, 회복할 시간을 남겨두는 일도 실력이라는 것을.


지금은 मैदान에 나가지 못해도 중계를 보면 예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인다.

낮은 자세, 첫 번째 터치, 공과 몸의 거리, 패스가 나가기 전의 시선.


한때 깊이 빠져서 배우고 반복했던 시간이 내 눈에 남아 있는 것이다.

좋아하는 것에 미쳐본 시간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 시간은 몸에 남고, 생각에 남고, 다른 일을 대하는 태도에도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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