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의 수술이 가까워지자 예전에 읽었던 바카라을 다시 펼치게 되었다.
《고통의 비밀》이었다.
1년 전에는 통증에 관한 새로운 관점이 흥미로웠다.
그런데 지금은 문장 하나하나가 훨씬 절실하게 읽혔다.
아무리 바카라을 많이 읽어도 어떤 문장은 내 삶의 상황이 바뀌어야 비로소 이해되는 것 같다.
이 바카라은 통증을 단순한 신체 반응으로만 보지 않는다.
몸의 상태와 함께 감정, 기억, 불안, 관계와 환경도 통증 경험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통증이 가짜이거나 마음만 먹으면 사라진다는 뜻은 아니다.
아픈 사람의 통증은 존중받아야 한다.
원인을 확인하고 치료하는 일도 당연히 필요하다.
다만 아픔을 신체 한 부분의 문제로만 보지 않고, 한 사람 전체의 삶 속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오래 남았다.
그때 자연스럽게 가족을 생각하게 되었다.
힘든 일이 있을 때 곁에 누가 있는지.
내가 누구에게 기대고, 누구의 마음을 살피는지.
《박상미의 가족 상담소》는 가족이 그저 가까운 사람들이 아니라, 서로의 삶을 오래 비추는 관계라는 것을 생각하게 했다.
가족이기에 편하고, 가족이기에 더 쉽게 상처를 준다.
그래서 사랑한다는 말만큼 듣는 법도 중요하고, 미안하다고 말하는 법도 중요하다.
가족의 행복은 특별한 사건보다 평소의 말투와 표정, 작은 관심 속에서 만들어지는지도 모른다.
《지금 이대로 괜찮을까》는 다시 나 자신에게 시선을 돌리게 했다.
나는 지금 무엇을 원하는가.
무엇을 할 때 가장 나다운가.
내가 열심히 살아가는 이유는 무엇인가.
바깥의 기준을 따라가다 보면 이런 질문을 잊기 쉽다.
그래서 가끔은 멈춰야 한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듣고, 가족의 얼굴을 바라보고, 내 마음이 어디를 향하는지 살피기 위해서.
마음을 돌보는 일은 혼자 조용히 명상하는 일만은 아니었다.
아픈 사람의 손을 잡아주는 일이고, 가족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는 일이며, 내가 나를 너무 오래 방치하지 않는 일이었다.
그런 일들이 쌓여 삶을 조금 더 견딜 만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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