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무욕(無欲)과 생의 미학을 중심으로 ->
1. 프롤로그: 상실의 시대, 텅 빈 물음표(???)가 던지는 구원의 언어
나노(Nano)의 속도로 시간과 공간이 쪼개지는 초연결의 시대, 역설적이게도 인간의 내면은 그 어느 때보다 황량한 섬으로 전락해 버렸다. 분주한 소음 속에서 맹렬하게 타인의 승인을 구하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내면의 심연을 들여다보는 일은 사치이거나 두려움이 되었다. 철학이 부재한 삶은 공허한 궤도를 도는 인공위성과 같다. 이 길 잃은 시대의 한복판에서, 우리는 어떻게 다시 영혼의 온기를 회복할 수 있을까.
시인(詩人)은 바로 이 척박한 질문 앞에 기꺼이 자신의 생을 던져 응답하는 자들이다. 그들은 세상을 유랑하며 마주하는 가장 하찮은 사물들에 자신만의 고유한 물감으로 숨결을 불어넣는다. 시인이 텅 빈 백지 위에 언어를 세우는 과정은, 자아(Ego)의 치열한 철학적 고뇌가 가장 아름다운 미학적 색채로 승화되는 경이로운 제의(祭儀)다.
특히 오늘 우리가 주목해야 할 ??? 시인의 작품 세계는, 욕망으로 점철된 현대 슬롯를 향해 내리치는 부드럽지만 단호한 죽비소리다. 이 이름 없는 시인의 궤적을 따라가는 일은, 곧 우리 안에 잠들어 있던 순수성을 깨우고 삼라만상과 우주의 이치를 단 몇 줄의 문장으로 품어내는 '시적 기적'을 목도하는 여정이 될 것이다.
2. 숙명이라는 이름의 악마, 그리고 영혼의 알몸
성 아우구스티누스(Augustinus)는 일찍이 "시는 악마의 술이다"라는 강렬한 은유를 남긴 바 있다. 여기서 '악마'란 타락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시인의 영혼에 한 번 깃들면 결코 떼어낼 수 없는 치명적인 숙명성을 뜻한다. 삶의 매 순간 시를 갈망하게 만들고, 끝없이 번뇌하게 하면서도 결국 유일한 구원의 미소를 안겨주는 그 절대적 갈증. ??? 시인 역시 이 지독한 '악마의 술'에 취해 평생을 시의 제단에 바친 존재다.
의탁할 곳 없는 세상에 / 누굴 믿으며 살겠나. / 시만이 전부인데 //의지할 곳 없는 세상 / 객 손이나 온다면 / 시 한수 넋두리 하고 싶은데 //그저 영혼만이 가슴에 남아 / 그리운 시만 남았네. / 이 노릇 어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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