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용수 『인성교육 노하우』를 CHaT 루틴으로 읽다 · 1권 첫 번째 글
이 연재는 현용수 박사의 『유대인을 모델로 한 현용수의 인성교육 노하우』 전4권을 읽은 기록입니다. 현용수 박사는 쉐마교육연구원의 설립자로, 유대인의 교육 원리를 한국인의 인성교육에 적용해 온 분입니다. 이 바카라은 인성교육에도 원리와 공식이 있다고 말합니다.
저는 38년째 경기도의 한 중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교사 이선(EduSunny)이고, CHaT 루틴 학습법을 만든 사람입니다. 인성에 관심 있는 분들이 모인 '유대인교육스터디 (1) 인성'에 참가해, 이 바카라을 한 주에 한 권씩 4주에 걸쳐 함께 읽고 댓글로 토론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그 스터디를 꾸준히 이어 가기 위한 장치로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생각이 더 있었습니다. 교사나 강사는 이론으로만 가르칠 것이 아니라, 자기가 먼저 충분히 경험해 보고 검토한 뒤에 가르치고 전파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제가 만든 CHaT 루틴 학습법으로 이 바카라을 직접 읽고, 그 과정을 그대로 글로 남기기로 했습니다.
CHaT 루틴은 다섯 단계입니다. 읽을 범위를 소화할 만큼 잘라 열쇠가 되는 조각부터 들고(① Chunk), 그 조각에 질문을 만들어 짝(하베르)과 묻고 답하고(② Havruta), 생각을 지도로 그려 보고(③ ThinkWise), 하루 끝에 돌아보고(④ Reflection), 24시간 안에 해 볼 것 하나를 정해 움직입니다(⑤ Action). 이름의 소문자 a는 and입니다. Chunk, Havruta and ThinkWise.
한 권에 세 편씩 열두 편을 씁니다. 매 편은 다섯 단계를 그대로 따라가며, 바카라에서 받은 인사이트를 적는 데서 멈추지 않고 제 교실과 삶에서 실천할 것 하나까지 나아가려고 합니다. 글 끝에는 읽으시는 분께 드리는 질문 하나를 두었습니다. 교실에 계신 분은 교실의 질문으로, 교실 밖에 계신 분은 삶의 현장의 질문으로 받아 주시고, 댓글로 함께 나누어 주시면 스터디의 식탁이 더 풍성해집니다.
① Chunk 덩어리로 익히기 → ② Havruta 짝과 묻고 답하기 → ③ ThinkWise 생각을 지도로 그리기 → ④ Reflection 돌아보기 → ⑤ Action 실천하기
읽은 범위: 1권 서문·제1부 제1장 (12~76쪽)
이 글의 열쇠 문장: 제1부 제1장 IV-2 「고품격 인성 = 깊은 생각 + 바른 행동」 70쪽
① Chunk — 소화할 만큼 잘게 잘라, 열쇠가 되는 조각부터
한 주에 한 권. 1권 370쪽을 펴고 첫 글의 조각은 서문과 제1부 제1장에서 고르기로 했다. 한 권을 한꺼번에 들지 않고, 열쇠가 되는 조각 하나부터 들기로 한 것이다.
그 조각은 제1장 IV절 끝에 있었다.
고품격 인성 = 깊은 생각 + 바른 행동
(제1부 제1장 IV-2, 70쪽)
저자는 인성교육을 "자녀들을 깊이 생각하게 하고, 이에 근거한 바른 행동을 하게 하는 교육"이라고 정의한다. 깊은 생각은 안에서 맺히는 열매이고, 바른 행동은 밖으로 드러나는 열매다. 둘 중 하나만 있으면 고품격이 아니라는 뜻이다.
서문에는 이 공식이 나오게 된 장면이 있다. 어느 초등학교 정문에 '깊은 생각, 바른 행동'이라는 큰 표어가 걸려 있는데, 정작 아이들은 '얕은 생각, 제멋대로 행동'이더라는 것. 한 교장 선생님은 인성교육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회초리'라고 답했다고 한다. 인성을 앞세우지 않는 학교가 없는데 왜 인성은 점점 무너지는가 — 저자는 그 이유를 "인성교육의 원리와 내용과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한다.
38년 동안 '인성교육'이라는 말을 공문에서, 계획서에서, 표어에서 수없이 보아 온 사람으로서 이 대목이 가장 먼저 다가왔다. 나는 이 말을 정의해 본 적이 있었던가.
② Havruta — 혼자 먼저 묻고, 그다음 하베르와
하브루타는 먼저 혼자 텍스트를 읽고 스스로 질문을 만들어 고민하는 시간이 선행조건이다. 그 질문을 하베르(짝)와 나눌 때 못 보던 것이 보인다. 하브루타 3단계 질문법(사실확인 → 상상·추론 → 적용실천)으로 이 한 줄에 질문을 걸어 보았다.
1단계 · 사실확인 (답이 본문에 그대로 있는 질문)
저자는 인성교육을 무엇이라고 정의하는가?
→ "자녀들을 깊이 생각하게 하고, 이에 근거한 바른 행동을 하게 하는 교육."
저자가 말하는 고품격 인성의 공식은 무엇인가?
→ 고품격 인성 = 깊은 생각 + 바른 행동.
저자는 '깊은 생각'과 '바른 행동'을 각각 어떤 열매라고 부르는가?
→ 깊은 생각은 내면적 열매, 바른 행동은 외면적 열매.
2단계 · 상상·추론
'깊은 생각' 없는 '바른 행동'은 어떤 모습일까? 시키는 대로는 잘하지만 왜 하는지 모르는 아이.
반대로 '바른 행동' 없는 '깊은 생각'은? 토론은 잘하는데 교실 바닥에 쓰레기를 흘리는 아이.
어느 교실에나 있을 두 모습이다. 저자가 둘을 더하기 기호로 묶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3단계 · 적용실천
그렇다면 내 수업은 둘 중 어느 쪽에 기울어 있는가? 영어 수업은 본문을 읽고 외우고 쓰는 시간이 대부분이다. 거기에 '깊은 생각'이 들어갈 자리는 어디이고, '바른 행동'으로 이어지는 통로는 어디인가?
이 세 번째 질문을 이번 주 하베르에게 던져 보려 한다. 답은 아직 없다. 다만 질문이 생겼다는 것이 첫 주의 수확이다.
③ ThinkWise — 머릿속에 두지 말고 꺼내어 그려서
씽크와이즈에 가지를 그렸다. 가운데에 '고품격 인성'을 두고 양쪽으로 뻗었다.
고품격 인성
깊은 생각 (내면적 열매)
바카라이 말하는 것: 인성의 요소를 반복적으로 교육시켜라
내 수업에서: 하브루타 3단계 질문법으로 질문 만들기
내 수업에서: 구글 설문 러닝로그에 "오늘 나는 무엇을 생각했나" 쓰기
바른 행동 (외면적 열매)
바카라이 말하는 것: 생각에 근거한 행동
내 수업에서: 좌우명 수행평가 — 자기 좌우명을 정하고 소개하기
내 수업에서: Action — 24시간 안에 해 볼 것 하나 정하기
더하기 기호(+)의 뜻
둘 중 하나만으로는 고품격이 아니다
생각 → 행동의 순서가 있다 ("이에 근거한")
그려 놓고 보니 CHaT 루틴의 다섯 단계가 저자의 공식 위에 그대로 포개졌다. Chunk·Havruta·ThinkWise·Reflection은 '깊은 생각'을 만드는 네 단계이고, Action은 '바른 행동'으로 나가는 한 단계다. 내가 루틴을 만들 때 이 바카라을 읽은 것도 아닌데, 좋은 교육은 결국 같은 자리에서 만나는 모양이다.
그런데 한 가지가 마음에 걸렸다. 저자는 '반복'을 강조한다. 유대인은 인성의 요소를 반복적으로 교육시킨다고 했다. 내 루틴은 반복되고 있는가, 아니면 한 번씩 해 보는 '행사'에 머물고 있는가.
④ Reflection — 하루 끝에 잠깐 뒤돌아보기
솔직하게 적는다.
나는 '깊은 생각'은 꽤 공들여 가르쳐 왔다고 생각한다. 명언 한 줄에 하브루타 3단계 질문법으로 질문을 걸고, 하베르와 묻고 답하게 하고, 웹 씽크와이즈에 지도로 그리게 했다. 좌우명 수행평가도 10년 가까이 그렇게 운영해 왔다. 그런데 돌아보기를 적는 러닝로그는 사정이 다르다. 주제선택 시간이나 동아리 수업 시간에는 매시간 받지만, 정규 영어 교과 시간에는 진도도 나가야 하고 고등학교 입시와 맞물린 부분도 있어서, 여러 이유로 수행평가나 하브루타 3단계 질문 만들기처럼 특별한 활동을 한 날에만 받는다. 생각을 행동으로 잇는 칸이 매시간 있는 것이 아니어서, 다섯 단계 중 Action이 가장 드물게 돌아가는 단계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의 공식에서 더하기 기호는 '그리고'가 아니라 '그래서'였다. 깊이 생각했으니 그래서 이렇게 행동한다. 내 수업의 Action이 드물었던 것은, 생각과 행동 사이에 '그래서'를 놓는 장치를 매시간 만들어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퇴직까지 세 해가 채 남지 않았다. 이 세 해 동안 내가 보완해야 할 단계가 어디인지 이 한 줄이 알려 주었다.
⑤ Action — 24시간 안에 해 볼 것
다음 수업 러닝로그에 질문 하나를 더 넣는다.
"오늘 배운 것 중에서, 내일 내가 실제로 해 볼 수 있는 행동 하나는?"
'생각했다'로 끝나는 칸 옆에 '그래서 한다'를 쓰는 칸을 붙이는 것이다. 답이 "없음"이어도 괜찮다. 칸이 생기면 아이들은 언젠가 채운다. 반복하면 열매가 된다고 바카라이 말했으니, 한 학기 동안 이 두 칸을 빼지 않고 돌려 볼 생각이다.
당신의 교실에서, 또는 당신의 삶의 현장에서, 생각과 행동 사이에 '그래서'를 놓는 장치는 무엇인가요?
다음 글: 1권 제2부 제1장 "세대차이는 교육의 적이다" — 38년 동안 내가 만난 세대들, 그리고 할머니로서 손주에게 끊기지 않고 넘겨주고 싶은 한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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