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경기 관람이 영어 읽기와 질문 수업으로 이어진 CHaT 루틴 이야기
매주 금요일 3, 4교시에는 중1 주제선택 수업이 있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3, 4교시에는 2026 북중미 월드컵 대한민국과 체코의 경기가 있었고, 이번 주 금요일 2, 3교시에는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가 있었습니다. 학교에서는 수업 일정을 조정해 학생들이 함께 경기를 관전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아이들은 당연히 들떠 있었습니다. 월드컵, 대한민국 경기, 친구들과 함께 보는 축구. 그것만으로도 교실의 공기는 평소와 달랐습니다.
그런데 경기를 보고 "재미있었다!" 하고 지나치기에는 조금 아쉬웠습니다. 아이들이 그토록 뜨겁게 몰입한 월드컵 경기를 영어 학습과 기사 읽기, 질문 만들기, 그리고 삶의 태도와 연결해보고 싶었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창안해 수업에 적용하고 있는 CHaT 루틴 학습법이 교과서 안에만 갇힌 학습법이 아니라, 아이들이 만나는 세상과 삶의 여러 장면을 배움으로 바꿀 수 있는 학습법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3교시에 경기가 끝나고 4교시에는 수업을 진행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급하게 2026 북중미 월드컵 기사 읽기 CHaT 루틴 활동지를 만들었습니다.
이번 활동지는 2026 북중미 월드컵 관련 기사 읽기를 바탕으로 구성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정보와 재미를 주면서도 영어 학습이 되고, 동시에 질문과 생각이 깊어지는 수업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CHaT는 제가 수년 동안 고민하고 실천하며 만들어온 융합 학습법입니다.
C는 Chunk, 영어 문장을 의미 단위로 나누어 읽고 이해하는 청크 학습입니다.
H는 Havruta, 질문을 만들고 친구와 대화하며 생각을 깊게 하는 하브루타 학습입니다.
T는 ThinkWise, 생각을 시각화하고 구조화하는 마인드맵 학습입니다.
이 세 가지가 하나의 루틴으로 연결될 때, 아이들은 단순히 영어 문장을 해석하는 데서 멈추지 않습니다. 본문을 이해하고, 질문을 만들고, 친구와 생각을 나누고, 자신의 삶과 연결하는 깊은 배움으로 나아갑니다.
그날 월드컵 기사는 하나의 영어 텍스트가 되었고, 축구 경기는 하나의 질문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영어 문장을 읽었습니다. 핵심 표현을 청크로 나누어 이해했습니다. 월드컵 정신과 팀워크, 도전, 실패와 성장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하브루타 3단계 질문을 만들었습니다.
1단계는 사실 확인 질문입니다. 본문에 나온 정보를 정확히 읽고 확인하는 질문입니다.
2단계는 상상·추론 질문입니다. 본문에 직접 쓰여 있지 않은 내용을 추론하고, 다른 가능성을 상상해보는 질문입니다.
3단계는 적용·실천 질문입니다. 월드컵의 정신, 선수들의 태도, 팀워크의 의미를 자신의 삶과 연결하는 질문입니다.
아이들은 예상보다 훨씬 진지하게 활동했습니다. 경기 직후라서 그랬을까요. 아니면 자기들이 이미 관심을 가지고 있던 주제라서 그랬을까요. 교과서 밖에서 가져온 텍스트였지만, 오히려 아이들은 더 자연스럽게 영어 속으로 들어왔습니다.
저는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아이들은 배움과 삶이 연결될 때 움직입니다.
영어를 시험 문제 속 문장으로만 만날 때, 아이들은 자주 멀어집니다. 하지만 영어가 세상과 연결되고, 자신의 관심사와 연결되고, 친구와 나눌 수 있는 질문으로 바뀌면 아이들의 눈빛이 달라집니다.
이번 활동지도 AI와 함께 차근차근 만들었습니다. 저는 재작년부터 ChatGPT를 유료로 사용하고 있고, 작년부터는 Gemini도 유료로 사용하며 수업 자료 제작에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AI와 CHaT 학습법에 대해 수없이 대화해왔기 때문에, 이제는 수업 주제를 던지면 제가 원하는 구조의 활동지를 꽤 빠르게 만들어줍니다. 물론 최종 수업 자료를 그대로 쓰지는 않습니다. 제 수업 철학과 학생 수준, 그날 교실의 흐름에 맞게 다시 다듬고 재구성합니다.
AI는 자료 제작 시간을 줄여주지만, 수업의 방향과 결은 결국 교사의 몫입니다. 저는 AI를 단순한 자동 생성 도구가 아니라, 교사의 수업 상상력을 확장해주는 든든한 비서이자 동반자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연구년 동안 저는 CHaT 학습법의 이론을 보다 명확히 정립하고, 수업에 활용할 자료와 바카라자를 제작하느라 숨 가쁘게 달려왔습니다. 그리고 연구년 이후 다시 학교에 복귀하여, 이 학습법이 실제 학생들에게도 유의미한 영향을 주는지 계속 검증하고 있습니다.
영어 교과 수업, 주제선택 수업, 동아리 수업 등 다양한 장면에서 CHaT 루틴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저는 매일매일 수업이 즐겁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학생들의 반응입니다.
아이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영어 수업이 재미있어요."
"영어에 흥미가 생겼어요."
"수업 내용이 더 확실히 이해돼요."
"공부가 삶과 연결되는 느낌이에요."
"시험공부만 하는 영어가 아니라, 생각하게 하는 영어 수업 같아요."
"영어를 시험 과목으로만 생각했는데, 이제는 탐구할 수 있는 대상으로 느껴져요."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어떤 학생은 1, 2학년 때 수업 시간에 공부에 거의 관심이 없고 참여도 하지 않았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제 수업 시간에는 조금씩 눈빛이 달라지고, 활동에 참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변화를 본 담임 선생님과 이전에 그 학생을 가르쳤던 선생님들이 놀라워하셨습니다.
저는 그 학생을 보며 다시 배웁니다. 아이들은 원래 배우지 않는 존재가 아닙니다. 자기 안의 문이 열리는 순간을 아직 만나지 못했을 뿐입니다.
CHaT 루틴은 제게 그 문을 두드리는 하나의 방법입니다.
얼마 전에는 잊지 못할 선물을 받았습니다.
우리 학교 미술 선생님께서는 해마다 이맘때쯤 학교를 대표하는 인물을 캐리커처로 그리는 대회를 진행하십니다. 평소에는 교장 선생님 캐리커처가 가장 많이 나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올해는 학생들이 저마다 저를 그린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미술 선생님께서 학생들에게 물으셨다고 합니다.
"왜 모두 이선 선생님을 그리니?"
아이들은 이렇게 답했다고 합니다.
"영어 수업 시간이 재미있어요."
"LeeSunSunnyTV에서 우리 활동 결과물도 볼 수 있어요."
그 말을 전해 듣고 한참을 웃었습니다. 그리고 오래 감동했습니다.
한 학생은 대회에 출품하기 직전, 자신이 그린 제 캐리커처를 제게 선물해주었습니다. 아직 공식 결과 발표 전이라 자세한 이야기는 조금 더 아껴두어야 하지만, 그 그림을 받아든 순간의 마음만큼은 오래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학생이 그린 제 얼굴은 조금 과장되어 있었고, 어쩐지 실제의 저보다 더 활기차 보였습니다. 그런데 그 그림 속에는 단순한 장난스러움만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아이가 수업 시간에 느꼈던 즐거움, 교사를 바라보는 친근함, 그리고 자기 배움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마음이 함께 담겨 있는 듯했습니다.
교사는 때때로 학생의 한마디로 버팁니다. 학생이 건넨 작은 그림 한 장으로 다시 힘을 얻습니다. 수업이 정말 아이들에게 닿고 있는지 확신이 흔들릴 때, 아이들은 뜻밖의 방식으로 대답해줍니다.
"선생님, 저희는 듣고 있어요."
"선생님, 저희는 느끼고 있어요."
"선생님, 이 수업이 우리에게 남고 있어요."
물론 모든 수업이 완벽한 것은 아닙니다. 활동지가 늘 기대한 만큼 흘러가는 것도 아니고, 모든 학생이 한 번에 깊은 질문을 만들어내는 것도 아닙니다. 어떤 날은 설명이 길어지고, 어떤 날은 시간이 부족하고, 어떤 날은 제 욕심이 앞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 길을 계속 가보고 싶습니다.
CHaT 루틴 학습법을 연구년 동안 이론으로 정리하고, 다시 학교로 돌아와 실제 교실에서 검증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반응을 보고, 활동 결과물을 읽고, 다시 고치고, 다시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 학습법을 더 잘 나누고 싶어서 바카라도 쓰고 있습니다. 지식샘터 강의로도 풀어내고, 블로그와 유튜브, 온라인카지노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수업 사례도 기록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번 6월 출간을 앞두고 있는 바카라의 제목은 『질문하는 인문학』입니다.
매월 인문고전을 읽고 하브루타 질문 토론을 하는 모임에서 얻은 배움과, 교실에서 아이들과 나눈 질문 수업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워크북입니다. 청소년들이 인문고전을 어렵고 멀게만 느끼지 않고, 자기 삶과 연결해 읽고 질문하고 생각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습니다.
저는 질문이 사람을 깨운다고 믿습니다. 좋은 질문은 학생의 마음을 흔들고, 생각의 방향을 바꾸고, 때로는 삶의 태도까지 바꿉니다.
월드컵 기사 읽기 활동도 결국 같은 결을 가지고 있습니다. 세상의 이슈를 읽고, 영어 문장을 이해하고, 질문을 만들고, 친구와 생각을 나누고, 자신의 삶과 연결하는 일입니다.
그것이 제가 꿈꾸는 영어 수업입니다.
영어가 시험을 위한 과목에만 머물지 않기를 바랍니다.
영어가 세상을 읽는 언어가 되기를 바랍니다.
영어가 질문을 여는 도구가 되기를 바랍니다.
영어가 아이들의 삶을 조금 더 넓게 바라보게 하는 창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번 월드컵 기사 읽기 활동지는 블로그를 통해 필요한 선생님들께 공유했습니다. 온라인카지노에는 자료 안내보다, 수업 속에서 만난 아이들의 변화와 제 마음을 중심으로 기록해둡니다.
교사의 기쁨은 성적표의 숫자에만 있지 않습니다. 어느 날 아이가 건네는 한마디, 친구와 나눈 질문 하나, 활동지 귀퉁이에 적힌 진심 어린 문장, 그리고 대회에 내기 직전 선물처럼 건네준 캐리커처 한 장 속에도 있습니다.
저는 오늘도 그런 작은 증거들을 모으며 수업을 계속합니다.
아이들이 영어를 통해 세상을 읽고,
질문을 통해 자신을 만나고,
생각을 통해 삶을 조금씩 바꾸어가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