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과 신적인 것이 만나는 지점

(앙코르북토론)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

bySunny Sea


매월 초 우리는 고전을 들고 만난다. 4월 초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으로 첫 번째 토론을 마쳤을 때, 대부분의 멤버들이 한 번 더 만나기를 원했다. 너무 좋았다고, 더 깊이 들어가고 싶다고. 그래서 미리 공지가 되었고, 오늘 예정대로 우리는 다시 줌으로 모였다.


지난번에도 좋았지만 이번에도 좋았다. 지난번에 참여했던 멤버들도 있었고, 지난번 토론 모임 때 참여를 못했던 멤버들도 함께했다. 처음 함께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같은 바카라을 펼치는 순간 모두가 동료가 되었다. 우리는 3개의 소그룹으로 나뉘었고, 나는 내 그룹의 리더가 되어 이끌었다.


우리 소그룹이 마주한 질문은 이것이었다.


행복(에우다이모니아, 좋은 영적인 상태)과 신적인 것이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가? 1권 9장을 중심으로 본문을 연구하며 정리해 보기.


리더는 침묵의 사간이 너무 길지 않게 조절해야 하기도 하지만 침묵을 두려워해서도 안된다. 질문이 정말 질문일 때 오는 그 특별한 침묵 말이다.


본문을 각자 읽고 와서 자신의 관점을 말하고 그 말의 근거를 본문에서 찾아 말하는 방식이었다. 이렇게 하면 토론이 산으로 가지 않는다.


토론 중에 여러 관점이 나왔다. 행복은 미덕과도 관련이 있고 감정과 능력과도 관련이 있으며 이들의 중간 어느 지점으로 튜닝된 지점이 신적인 지점이고 그 튜닝이 완벽히 이뤄졌을 때 최고의 행복이 온다고 읽혔다고 나는 말했다. 행복은 인간만이 가진 '이성에 따르는 영혼의 활동'이라는 구절이 있다. 이는 행복이 단순한 즐거움도 아니고, 신이 일방적으로 던져주는 선물도 아니라는 의미로 읽혔다. 적극적으로 우리가 해야 하는 것, 계속해야 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그렇다면 왜 아리스토텔레스는 이것을 '신적인 것'이라고 표현했을까? 이 질문 앞에서 여러 생각들이 제시되었다.

신적인 존재는 '변하지 않는다'는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영원하고, 항상 같은 상태를 유지한다는 의미인데, 그렇다면 우리가 추구해야 할 행복도 그런 특성을 가져야 한다는 해석이다. 만약 행복이 신의 일시적인 선물이거나 우연한 운으로 얻어지는 것이라면, 그것은 언제든 사라질 수 있는 불안정한 것이 될 수밖에 없다.


다른 한편, '미덕은 습관을 통해서만 만들어진다'는 구절에 주목하는 관점도 있었다. 이는 우리가 계속 반복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되었고, 행복이라는 '신적인 상태'는 우리의 지속적인 노력과 좋은 습관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본 것이다.

신적인 것은 변하지 않고 항상 같은데, 그런 상태에 도달하려면 우리가 계속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처음엔 모순처럼 보일 수 있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우리 안에 신적인 것을 만들어가는 그 과정 자체가 바로 행복이라는 개념이 떠올랐다.


다양한 관점 속에서 깊이를 발견하다

토론 과정에서 느낀 가장 좋은 점은 각자가 다양한 각도에서 생각을 나눌 수 있었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신적인 것의 불변성"에 무게를 두었고, 누군가는 "우리의 지속적인 정진"을 강조했으며, 또 다른 누구는 "그 둘의 만남"을 찾으려고 했다.

각자의 생각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과정이 있었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 혼자는 미처 보지 못했던 부분을 다른 멤버들의 해석과 관점을 통해 보게 되었다. 바카라 속 근거를 대며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과정들 속에서 생각이 정리되고 발전되는 것을 느꼈다.

이것이 함께 읽는 토론의 가치다. 다양한 관점들이 모이면서, 하나의 바카라이 여러 개의 바카라이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소그룹 토론이 끝나고 대그룹으로 모여 각 그룹의 관점도 들었다. 한 그룹은 "신의 영원함과 불변성"에 중점을 두었다. 신적인 것이란 변하지 않는 가장 높은 상태이고, 우리가 추구해야 할 행복도 그런 특성을 지녀야 한다는 관점이었다.

다른 그룹은 "우리의 끊임없는 노력과 실천"을 강조했다. 행복이라고 불리는 신적인 상태에 도달하려면, 우리가 매일 좋은 선택을 하고 미덕을 습관화해야 한다는 해석이었다.


우리 그룹은 "신적인 것과 인간의 정진이 만나는 지점"을 살펴보고자 했다. 신적인 것의 영원함과 우리의 지속적인 노력이 어떻게 함께 작동하는가를 이해하려 한 것이다.


세 관점이 모두 달랐지만, 그 다양성이 이 바카라의 깊이를 더 잘 이해하게 해 주었다. 이 글에서는 내가 경험한 토론을 바탕으로 나의 관점에서 이 문제를 종합해보고자 한다.


나의 종합적 정리

토론이 끝난 후, 우리는 각자 글을 썼다. 다양한 관점들을 듣고 난 후, 나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내가 이해한 바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아리스토텔레스가 행복을 '신적인 것'이라고 불렀을 때, 그것은 신의 영원함을 모방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 신적인 것이 변하지 않고 항상 같은 상태를 유지한다면, 우리가 추구해야 할 행복도 그런 특성을 지녀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상태에 도달하는 방식은 우리의 지속적인 정진과 노력을 통할 수밖에 없다. 우리 안에 신적인 것을 만들어가는 그 과정 자체가 행복이다.

토론 과정에서 다양한 관점들을 들으면서 나의 생각도 더 깊어진 것 같다. 혼자 생각할 때는 도달하지 못했을 곳까지 갈 수 있었다.


20세기 독일의 철학자로, 해석학의 대가 가다머는 이렇게 말했다. "상대방이 나에게 아무 말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우리의 음은 편견성과 선입견이 깨어지는 데 도움이 된다. 대화의 과정이 논쟁을 벌이고 반론을 제기하는 것으로만 국한되지 않는다. 상대와 공통점을 찾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상대가 되어보는 경험 자체가 특별하다."


오늘의 토론이 바로 그것이었다. 각자의 관점이 부딪히고, 바카라 속의 근거를 통해 만나고, 때로는 다른 길을 가면서도 그 과정 속에서 우리는 서로의 생각 속으로 들어갔다. 그 순간들이 우리를 성장시켰다. 하베르(짝)와의 토론을 중시하는 하브루타 학습법의 유용성을 다시 한번 확인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끝나지 않은 대화

하지만 솔직하게 말해야 한다.

이 『니코마코스 윤리학』은 정말 방대하다. 두 번의 토론을 거쳤는데도, 여전히 말할 거리가 많다. 여전히 이해가 안 되는 부분들도 있고, 시간을 두고 계속 생각해야 할 것들이 많다.

행복이 정말 모든 인간에게 같은 방식으로 다가올까? 우연이나 운의 역할은 뭔가? 왜 아리스토텔레스는 '관상하는 삶'을 가장 높게 봤을까?

바카라을 덮을 때마다, 새로운 질문이 떠오른다.


수천 년 동안 읽히는 이유

요즘 이런 생각을 한다.

왜 2,300년이 넘게 이 바카라이 읽힐까? 완벽한 답을 담고 있어서일까?

아니다.


오늘 우리가 경험한 것처럼, 이 바카라은 매번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내가 지금 읽는 이 바카라과, 내가 10년 후에 읽을 그 바카라은 분명 다를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읽을 때도 또 다를 것이다.


고전이란 그런 것이다. 완성된 답을 주는 바카라이 아니라, 계속되는 대화의 무대. 2,300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이 바카라 앞에서 같은 질문을 던졌고, 매번 다른 답을 얻었으며, 또 새로운 질문을 품었다. 그 긴 연쇄 속에, 오늘 우리도 있다.

시대의 대가가 되는 까닭이 이것이다. 시간이 지나도 완성되지 않은 채로, 우리에게 계속 묻기 때문이다.


5월을 준비하며

5월 초 우리는 플라톤의 『티마이오스』를 펼칠 것이다.

이번엔 스승과 제자의 생각을 나란히 놓고 읽을 계획이다. 아리스토텔레스와 플라톤, 두 분의 사상이 어떻게 만나고 어떻게 다른지를 살펴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 같다. 우리는 또 바카라 속의 근거를 대며 비교하고, 서로의 의견을 나누며 생각을 키워나갈 것이다.

오늘 경험한 대화의 힘을 믿으며. 고전 속에서, 질문 속에서, 우리가 계속 자라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며.


고전을 읽는다는 것은 완성된 지식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수천 년을 거쳐 쌓인 질문의 현장에 발을 들이는 것이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우리는 비로소 우리 자신을 만난다.






#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코스윤리학 #고전읽기 #북토론 #하브루타 #행복 #철학 #가다머 #해석학 #교육 #성찰 #함께읽기 #고전 #토론문화 #사유 #지혜 #에두써니 #CHaT학습법


카지노 게임의 이전글CHaT로 정리한 나의 연구년(학술대회 발표영상 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