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을 대신하여: 운명의 넥서스

by사주영웅

명리학을 공부한다.


사주팔자라는 다소 미신적인 이름으로도 불리는 명리학을 나는 이전에는 매우 무시했었다. 아니 무시했다기 보다, 아예 관심이 없었다. 대개의 많은 사람들도 그럴것처럼. 어차피 팔자를 믿고 안믿고는 개인적인 문제라고 생각했다. 나는 사주를 믿지 않았지만 굳이 믿는 사람들을 이상하게 생각한 것도 아니었다. 그냥 한국어의 관용적인 단어로 사용되는 그 정도 의미로만 생각했을 뿐이다. 되는 일도 없고, 극적인 진전도 없고, 답답한 상황의 연속이고, 간혹 뭔가 엿같은 상황이 연출되는 인생의 어느 고비에서 자기도 모르게 “아이고 내팔자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명리학을 공부하게 된 건 『주역』 때문이었다. 그리고 『주역』을 공부하게 된 것은 『중용』에 관한 논문을 준비하면서 계기가 되었다. 『중용』에 대해서 공부를 하는데, 『중용』의 사상이 『주역』으로까지 한참을 거슬러 올라간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갑자기 호기심이 증폭되었다. 중용中庸이라는 개념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 확인하고 싶었던 현학적인 호기심때문이라고 할까. 덕분에 『주역』과 『중용』을 비롯 동양사상에 대한 전에 없던 새로운 관심과 열정을 갖게 되기도 했다. 이전에 읽었던 노자나, 장자, 공자와는 좀 다른 경험이었다. 자연에 대한 『주역』의 설명은 아주 간단 명료하면서 담백하지만 아주 진한 먹물처럼 짙은 획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같았다. 몇 년만 더 어렸어도 나는 쉽게 공감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주역』의 괘는 모두 64괘. 각각의 괘에는 수화미제, 화수기제, 화풍정, 지풍승, 산뢰이, 지화명이. 듣기만 해도 매력적인 쿨한 이름들이 있다. 64괘는 그 이름에 걸맞는 일종의 인격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다루어진다. 마치 사람처럼 특별한 성격과 성질이 각각의 괘에 반영되어 있는 것이다. 64괘는 기본이 되는 8개의 괘, 건, 태, 리, 진, 손, 감, 간, 곤이 두 번 겹쳐져서 만들어낸다. 모든 주역의 괘에는 물상이 있다. 그것은, 물, 바람, 산, 천둥, 땅, 연못 과 같은 자연적인 상들이다.


64괘가 의미하는 물상은 이러한 8개의 기본적인 물상이 겹치면서 보다 구체적인 상황의 물상이 된다. 산위에 물이 있다거나, 연못위로 바람이 분다거나, 바람을 타고 불이 타오른다거나. 물상은 역을 공부하는 사람의 직관과 역량에 따라서 기하급수적으로 많아질 수 있는데, 왜냐하면 주역은 세상의 이치를 풀이하는 학문이고, 그렇다면 주역의 괘로 세상의 모든 현상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각각의 물상들은 아주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것으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이를테면, 산과 나무 들판과 바다의 자연적인 물상은 물론이고, 문명의 발달과 더불어 등장한 컴퓨터나 인터넷, 자동차의 물상도 찾을 수 있다. 인간관계에서는 누가 적이고 누가 애인이고 누가 가족인지를 따질 수 있는 물상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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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학자.시인. 작가. 상담가. 사주영웅, 사주명리연구, 현대명리연구소(철학관)에서 사주상담합니다. 사주강의, 강연. 사주관련 에세이, 운명을 리드하라(출간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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