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님, 이제 온라인 게임 생활 7년 차가 되었습니다. 나름 유능한 온라인 게임인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제 어려운 업무도 없고, 새로운 업무가 생겨도 딱히 긴장되지도 않아요. 이제 편하게 온라인 게임을 다닐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겼어요.
온라인 게임이 지겨워요. 늘 같은 시간에 출근해서 같은 업무를 하는 삶이 지겨워요.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는 생각에 답답한 마음이 제 삶을 옥죄는 것 같아요. 먹고 살아야 하니 온라인 게임을 그만둘 수도 없고, 그렇다고 계속 이 다람쥐 쳇바퀴 도는 일상을 계속하자니 권태에 질식할 것만 같아요. 이제 온라인 게임만이 문제가 아니라 삶 자체가 무의미하게까지 느껴져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차이’와 ‘반복’에 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있느냐? ‘차이’는 새로움이고, ‘반복’은 지겨움이지. 너는 지금 온라인 게임의 ‘반복’이 주는 그 지겨움 때문에 삶의 의미를 잃어버렸다. 지금 너에게 필요한 것은 ‘차이’다. 너에게는 ‘반복’되는 지겨운 삶에 균열을 낼 새로움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회사를 그만두라는 이야기인가요?
너는 항상 성급한 게 문제다. 너는 ‘차이’와 ‘반복’이 서로 모순되는 개념이라고 생각하고 있구나. ‘차이’가 난다면 ‘반복’이 없고, ‘반복’된다면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지? 쉽게 말해, 온라인 게임을 다니면 새로운 ‘차이’는 없는 지겨운 ‘반복’뿐이고, 퇴사하면 지겨운 ‘반복’은 없고 새로운 ‘차이’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지?
네. 그런 거 아닌가요?
야 이놈아, 삶이란 게 그렇게 이분법적이지 않다. ‘차이’와 ‘반복’은 상호적이라는 삶의 진실부터 깨달아야 한다.
반복은 차이의 분화소이다. 『차이와 반복』 질 들뢰즈
‘반복’은 ‘차이’를 촉발하는 분화소이다. 즉 무엇인가 ‘반복’된다는 건 언제나 어떤 ‘차이’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있는 그대로의 삶을 보거라. 자연의 사계절은 늘 ‘반복’된다. 하지만 그 ‘반복’은 결코 동일한 ‘반복’이 아니다. 작년의 봄과 올해의 봄은 미묘한 ‘차이’가 있지 않더냐. 이처럼 모든 ‘반복’은 ‘차이’를 만든다.
반복의 내면은 언제나 어떤 차이의 질서에 의해 촉발되고 있다. 『차이와 반복』
‘반복’은 ‘차이’를 만들지만, 그 ‘반복’을 만드는 것은 바로 ‘차이’다. 이 역시 전혀 어려운 말이 아니다. 사계절은 왜 ‘반복’되느냐? 그것은 자연에 존재하는 ‘차이’ 때문이다. 즉 지구 자전축의 기울어짐(차이!)으로 인해 사계절이 ‘반복’된다. 이처럼 ‘반복’은 ‘차이’를 구성하고, ‘차이’는 ‘반복’하게 만드는 힘이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