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흩어지고, 글은 쌓인다.

<스테르담 페르소나 글쓰기>

by스테르담

'말의 힘'이란 게 있다.

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나는 이 말에 동조한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플라시보'나 '피그말리온'도 그 결이 유사하다. 누군가에게 무심코 던진 칭찬이, 그에게는 세상 무엇보다 큰 동기가 되어 기대 이상의 성취를 내는 것도 이러한 법칙을 증명하는 것 중 하나다.


하지만 최근 뉴욕대학교(NYU) 심리학자인 Peter Gollwitzer의 연구는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목표를 타인에게 말함으로써 뇌가 이미 성취한 듯한 착각을 일으켜 동기를 감소시킨다는 주장이다. 이를 '조기 완결감(Premature sense of completeness)'이라 표현한다. 들어보니 이것 또한 의미가 헤아려진다. 말의 힘을 얻기 위해 내 꿈을 다수에게 말하라고 하는 조언도 있지만, 생각해 보니 나는 그것을 말하고도 행동하지 않는 스스로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무엇이 맞고 무엇이 틀린 것일까.

이러한 양자택일의 질문에는 나는 늘 자신 있게 답한다. 답은 질문 안에 이미 들어있다. 둘 다 맞을 수도, 둘 다 틀릴 수도 있다. 어떻게 '말의 힘'을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것을 실제로 얼마만큼 실천하느냐에 따라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나는 몸무게 10kg을 단 이틀 만에 뺄 거야'...라고 말하는 것보다는 '나는 매일 (아무리 바빠도) 30분 이상 운동하는 사람이야'라고 말하는 게 더 낫다.


이와 더불어, 나는 또 하나의 (보다 나은) 해답을 가지고 있다.


'말의 힘'보다 '글의 힘'을 더 믿는 것이다.

말은 흩어지고, 글은 쌓이기 때문이다.


올바른 말로 방향을 잡는 것은 좋지만, '말'은 쉽게 휘발된다.

순간의 생각으로도 내뱉어질 수 있는 게 '말'이다. 그걸 붙잡아야 한다. 담아내야 한다.


그러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기록'하는 것이다.

기록은 기억하게 해 준다. 기록은 모든 글쓰기의 시작이다. 단편적인 것에 내 생각과 감정을 더하면 글이 된다. 글쓰기를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사람은 말이 많아진다.

필요하지도 않은 말을 하고, 그 누구도 듣고 싶어 하지 않는데 계속 말을 한다. 타인에 대한 말은 줄여야 한다. 말이 많으면 괜한 구설수에 오를 일만 있다. 특히나, 좋지 않은 말은 부메랑처럼 나에게 돌아온다.


글쓰기는 나를 향한, 휘발되지 않는 말이다.

'대화'라고 하는 게 더 나은 표현이겠다. 글을 쓰려면 생각해야 하고, 마음을 가다듬어야 하니 매우 정제된 말과 말이 만나는 가장 이상적인 대화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시, 말은 흩어지고 글은 쌓인다.

나는 오늘 무엇을 쌓고 있는가.


말은 줄이고.

글은 더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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