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인리스 쟁반 그리고 김치.
나는 친구가 많았다.
아니 한 명도 없었다.
공식적으로 친구 제로.
친구는 금지 품목이었다.
반입 불가.
소지 불가.
친구네 집
그게 뭐야? 먹는 거야?
초등학교 1학년
하굣길,
친구는 자기 집에서 같이 숙제를 하자고 했었다.
그녀는 작은 골목으로 걸어갔다.
뒤따라 가던 나는 심장이 두근거렸다.
두근. 두근. 두근.
골목을 돌아
아이보리색 단층 건물의
파란색 작은 문.
자물쇠를 열고 들어갔다.
거실과 부엌이 하나로 이어져 있고
갈색과 붉은색의 기하학 타일 무늬의 장판이 깔려 있었다.
그 가운데 둥그런 스테인리스 쟁반.
그리고 김치.
친구가 밥을 가득 담은 그릇을 건넸다.
나는 무릎을 꿇고 앉아 밥을 얌전히 먹고,
조용히 공바카라을 꺼내서
그날의 숙제를 했다.
어른이 되기 전,
태어나서 처음.
그리고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