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데기는 가라

신동엽

bystephanette

껍데기는 가라

사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 아사달 아사녀가

중립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삶에서 본질 외에는

나는 별 관심이 없다.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와 알맹이를 정확하게 구분해서

나는 알맹이만 차지하려고 한다.


어차피

어영부영하기에는 삶은 짧다.


표면적인 것들은 별 의미없다.


누가 뭐라고 판단하든

뭐라고 말하든

감정적으로 대하든

나에게 화를 내든

별 상관없다.

그것은 그리 중요한 것들이 아니다.


껍데기는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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