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 보니 내가 사람을 만나는 건 좋아서였다.
생각이 많은 것과 실제 관계 운영이 복잡한 것은 다른 것이다.
글을 쓰다 보니 알게 되었다.
나는 관계 운영이 정말 단순하다.
버튼 세 개만 있으면 된다.
좋다. 말한다. 끝낸다.
심플하고 깔끔하다.
보고 싶다. 연락한다.
궁금하다. 물어본다.
싸웠다. 화해한다.
중요한 말이 있다. 말한다.
못 알아듣는다. 다시 말한다.
그래도 안 된다. 오래 본다.
끝내야겠다. 끝낸다.
메인은 놀기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논다.
가끔 친한 이들의 불만은 있다.
내가 먼저 전화나 톡 하지 않는다거나
나에 대해서 말하지 않는다는.
생각나면 상대가 먼저 하겠지 한다.
사람들을 정말 자주 연락하고 만나는 시기에는 계속 만나지만
또 그런 시기가 지나가면 그런가 보다 한다.
좋으면 만난다.
싫으면 그런가 보다 한다.
그래도 불편해지면 말한다. 말하지 않고 시간을 두고 보는 경우도 많다.
말해도 소용이 없으면 끝낸다. 말해도 소용이 없다는 판단을 하기까지 정말 오래 시간을 둔다.
실제 운영 버튼은 이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가까이 간다. 말한다. 끝낸다.
뒤의 두 개는 거의 사용할 일이 없다.
나머지는 대부분 그냥 논다.
노는 거 말고 왜 만나나.
내 관계의 본체다.
같이 있으면 재미있고, 편하고, 웃기고, 뭔가 보고 듣고 먹고 떠들고. 이게 기본값이다.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놀 수 있는 관계를 만드는 것이 바카라임이라 생각한다.